[주택 공시가격] 경기북부ㆍ인천외수도권대부분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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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21% 최대폭 급락…의정부ㆍ동두천은 크게 올라
종부세 내는 9억원 초과는 33% 줄어 6만8054가구
국토해양부가 29일 발표한 '올해 주택공시가격'의 특징은 '버블 세븐의 몰락'으로 요약된다. 서울 강남권을 포함한 버블세븐 전 지역이 10% 이상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유독 크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공시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공시가격 평균 변동률이 올해 첫 하락한 것도 주목할 만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작년 하반기 크게 떨어진 집값 변동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데 반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상승분은 빠져 공시가격 낙폭을 더욱 키웠다. 주택공시가격은 매년 1월1일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버블세븐 2년 연속 하락전국 249개 시 · 군 · 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경기도 과천이다. 지난해보다 21.5% 빠졌다. 이어 버블세븐 지역인 분당이 20.6%,용인(수지)이 18.7% 떨어져 뒤를 이었다. 안양 평촌(동안구)도 11.5% 하락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전년 대비 15% 떨어져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양천구(-14.9%) 강남구(-14.1%) 서초구(-10.5%) 등도 크게 떨어졌다. 버블세븐은 지난해에도 공시가격이 일제히 떨어져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비(非)버블세븐 중에서는 서울 강동구(-12%)와 수원 영통구(-13.4%) 화성(-12.4%)의 공시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4㎡)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7억2000만원으로 지난해(9억2800만원)보다 22.4%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 아파트(전용 72.5㎡)도 6억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9% 빠졌다. 또 양천구 목동 1단지(전용 65.3㎡)는 3억6600만원으로 지난해(4억6400만원)보다 21.1% 하락했다.
반면 개발호재가 몰려 있는 경기 북부권과 인천 등은 공시가격이 되레 올랐다. 의정부가 지난해 보다 21.6% 올랐고 동두천도 21.5% 상승했다. 양주(19.6%) 포천(19.3%) 가평(10.6%) 등 주요 상승지역 대부분이 경기 북부권이었다. 인천 동구가 19.8% 올랐고,서울 강북지역의 노원구(7.4%) 서대문구(7.0%) 은평구(6.3%) 도봉구(4.4%) 등도 상승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전철 건설,재개발 · 재건축사업 등 개발호재로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경기 북부권과 인천지역의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종부세 납부 대상 급감
공시가격이 떨어지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고가 주택도 크게 줄어들었다. 1주택자(단독 명의)가 종부세를 내야 하는 9억원 초과 주택은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5만9989가구,단독주택 8065가구 등 6만8054가구로 파악됐다. 지난해 10만2700가구에 비해 33.8% 줄어들었다. 종부세는 보유 주택 공시가격이 6억원(인별 합산)을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1가구 1주택자가 단독명의로 주택을 갖고 있으면 올해부터 3억원의 기초공제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9억원이 넘어야 종부세가 부과된다.
다주택자들의 종부세 부과기준인 6억원 초과 주택도 22만1042가구로 지난해(28만4821가구)보다 22.4% 줄었다. 이들 6억원 초과 주택은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4.3%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하락폭 커아파트의 경우 집이 클수록 공시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크기별로는 △전용 60㎡ 이하 1.1~2.7% △60㎡ 초과~85㎡ 이하 4.0% △85㎡ 초과~102㎡ 이하 9.1% △102㎡ 초과~135㎡ 이하 9.3% △135㎡ 초과~165㎡ 이하 12.1% △165㎡ 초과 10.5%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공동주택(-4.1%)이 단독주택(-1.8%)보다 많이 떨어졌다. 공동주택 중에서도 아파트는 5.3% 떨어진 반면 연립주택(1.0%)과 다세대주택(3.3%)은 올랐다.
가격수준 별로도 고가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가격대 별로 △2억원 초과~3억원 이하는 4.8%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10.9%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14.8% △9억원 초과는 13.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2억원 이하는 1.3~2.9% 상승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