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공기업] 한국농어촌공사‥새만금·대규모 농업회사 등 미래농업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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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구조조정 모범사례" MB도 칭찬지난 6개월간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작년 말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공기업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라고 칭찬받았고,올해 들어서는 국내 최대 간척지인 새만금의 산업단지 시행기관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함께 수출형 기업농 육성을 위한 대규모 농업회사 프로젝트도 주도하면서 국내 민간기업은 물론 농업인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저그런 공기업의 하나로 여겨지던 농어촌공사가 이처럼 부각되는 이유는 뭘까. 농어촌공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공기업이라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고의 전환을 이룬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구조조정
농어촌공사는 물관리,농지개발 등을 전담하는 공기업이다.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해 11월.홍문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2011년까지 현 정원(5912명)의 15%가량을 줄이자는 게 홍 사장의 제안이었다.
노조와의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경영진과 노조가 합의한 방안은 '고통분담형 구조조정'.8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직원들과 경영진이 급여를 반납(사장 50%,간부직 30%,일반직 5%)하고 임금을 동결해 조성한 86억원을 퇴직자에게 위로금으로 주기로 했다. 기존 인력을 줄이는 데 급급했던 다른 공기업들과 차별화된 구조조정 방안이었다. 이 대통령도 "공기업 구조조정 모범사례"라고 극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나섰다. 정원 감축으로 생긴 재원으로 계약직 245명과 청년인턴 252명을 채용했다. 특히 청년인턴은 당초 계획(177명)보다 75명을 더 뽑았다.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농어촌공사는 조직 효율화도 추진했다. 본사의 22부서 중 업무가 중복되는 5개 부서를 없애고 본사인력 10%를 지방으로 내려보냈다. 연공서열식 승진구조도 없앴다. 고참급인 1급 보직자가 차지하던 주요 부서장 자리에 2급 팀장급을 발탁 배치했다. 부서장의 30%,팀장의 16%가 이렇게 채워졌다. 철저한 현장중심,능력중심 조직구조로 탈바꿈한 것이다.
◆새만금산업단지 개발 등 미래농업의 틀 마련체질개선을 마친 농어촌공사는 사업에 있어서도 굵직한 '일거리'를 잇따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미래 한국농업의 기틀을 다지는 국책사업이 농어촌공사에 맡겨졌다. 대표적 사업이 국내 최대 간척지인 새만금 내부의 산업단지 개발사업이다.
올해 27일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여의도 면적(약 850㏊)의 두 배가 넘는 1870㏊ 규모의 간척지에 첨단부품소재,신재생에너지,기계 분야 기업을 유치할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2018년까지 총 1조9440억원이 투입된다. 농어촌공사는 그동안 대단위 농업단지 개발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새만금 산업단지 개발사업의 시행기관으로 선정됐다.
농어촌공사는 또 농식품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농업회사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영세한 소농 중심의 농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것으로 생산~가공~유통 등을 모두 맡는 수출형 기업농을 육성하려는 사업이다.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전북 김제 새만금 간척지 내 700㏊와 전남 해남 영산강 간척지 713㏊를 사업 대상부지로 선정하고 최근 사업자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 농어촌공사는 농촌 용수관리 전문 공기업으로서 가뭄과 물부족에 대비해 전국 각지에 저수지 준설작업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와 관련,4대강 인근에 위치한 저수지 등 농업기반시설을 승마장 및 승마체험 관광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