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景氣 여명기…회복 기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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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CEO 낙관론 확산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등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주총회 등에서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재고조정이 일단락되고 있어 앞으로 성장 분야 투자나 기업 인수 · 합병(M&A)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CEO도 적지 않았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멜트 GE 회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2조달러(2600조원)에 달해 연내 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특히 최초로 경기가 회복하는 곳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 1분기(1~3월)에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28억9600만달러에 그치는 등 5분기 연속 이익이 줄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GE는 항공기부터 금융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세계경제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의 짐 오언스 회장도 주총에서 "각국의 경기대책 효과가 3~6개월 뒤부터는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건설기계 수주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위기는 지나갔다는 안도감을 표시한 CEO도 적지 않았다. 세계 1위 휴대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사장은 "제품 재고가 줄어드는 등 경기하락이 멈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큰 고비는 넘겼다"고 설명했다.
미국 2위 반도체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리처드 템플턴 회장은 "(반도체 등의) 수요가 안정되고 있다"며 "재고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의 사무엘 팔미사노 CEO는 "풍부한 자금력을 동원해 M&A나 성장 분야 진출 등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나가겠다"며 공격 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도 경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존 스텀프 웰스파고은행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총에서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며 "16개월간 진행된 불황이 이제 끝날 기미가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낙관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에 선 CEO도 있었다. 독일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회장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자동차 시장은 붕괴된 상태"라며 "올해가 폭스바겐 역사에서 가장 가혹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소비재업체 3M의 조지 버클리 회장은 "우리가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경제 전망이 엇갈리는 건 새벽이 오기에 앞선 과도기적 혼돈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는 전형적인 경기 여명기"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기업 수익은 1년이 더 지나야 부진의 바닥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통이 계속되면서도 회복 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며,세계 증시도 여명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조귀동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