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규제로 전쟁중인 EU

[한경닷컴]헤지펀드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주요 헤지펀드가 ‘전쟁’에 돌입했다.헤지펀드에 대한 강화된 규제조치의 윤곽이 드러나자 관련업계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추진중인 헤지펀드 규제안이 부동산펀드나 폐쇄형 펀드같은 다른 대안투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이에 앞서 헤지펀드 메니저들은 “EU가 공개한 새 규제안은 2조유로 규모의 헤지펀드 자산을 절름발이로 만들 것”이라며 “특히 새 규제가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지구에서 다른 곳으로 투자자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비판했다.세계 금융중심지인 런던의 명성이 이번 조치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업계의 탈출 러시가 이어져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게 헤지펀드측 주장이다.제임스 그레이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컨설턴트는 “EU 규제초안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반면 좌파 성향 정치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져온 헤지펀드의 무분별한 행동을 견제하기엔 이번 규제안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반박하며 치열한 정책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EU가 만든 규제안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등이 활동을 하기 위해선 관계 당국에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각종 위험관리 기준과 지배구조,최소 자본요건 등에 대한 조건도 충족토록 명시했다.이같은 규제안이 통과되면 전세계 헤지펀드 자산의 90% 이상이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같은 찬반논란외에 EU의 헤지펀드 규제안은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후 각 회원국 의회에서 추가 비준을 받아야 시행되는 만큼 실제 적용까진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