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약정은 채무" … 법원, 사용 목적 바뀌어도 다 내야

부산지법 제5민사부(고재민 부장판사)는 7일 부산대에 305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해놓고 195억원만 준 뒤 110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송금조 ㈜ 태양 회장과 부인 진애언씨가 부산대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송씨 등은 부산대가 기부금을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나머지 기부금을 출연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증여는 부담부증여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담부증여는 특정한 이행조건을 단 증여를 말한다. 송씨 등은 부산대가 부지대금으로 사용키로 합의한 만큼 기부금이 부담부증여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사용목적만을 지정한 경우에는 부담부증여라고 할 수 없다"며 "이 사건도 기부금 사용목적 또는 사용방법을 지정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