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골프야] 두 세홀만 잘 넘기면 나도 '싱글 핸디캡'

아마 골퍼들이 어려워하는 트러블샷 10가지
아마추어 골퍼들은 잘 나가다가도 한두 홀에서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 등의 '하이 스코어'를 내며 무너지곤 한다. 18개홀 가운데 두세 홀만 잘 넘기면 염원하던 '싱글 핸디캡'에 들어서거나 '90타 벽'을 깰 수 있는데도,고빗사위에서 발목을 잡히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나오면 그날 목표스코어는 물건너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골퍼들에게 어려운 트러블 샷,또는 하이 스코어로 연결되기 십상인 10가지 상황을 살펴본다.

①페어웨이가 좁은 홀에서 티샷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그 양옆이 트러블 지대인 홀에서는 티샷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OB나 분실이 되어 스코어는 '빅 넘버'로 연결되기 때문.이런 홀에서는 볼을 낮게 깔아치는 것이 현명하다. 볼이 일찍 지면에 닿으면 좌우로 굽어져갈 가능성이 낮은 까닭이다. 앤서니 김처럼 그립을 5㎝ 정도 내려잡든지,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으로 티샷하는 것도 권장된다.

②그린이 물로 둘러싸인 파 3홀 티샷


우정힐스CC 13번홀과 같은 '아일랜드 그린',일동레이크GC 18번홀과 같은 '퍼닌슐라 그린'을 갖고 있는 파3홀에 다다르면 골퍼들은 위축된다. 물부터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 할 것 없다. 머리 속에서 물을 지워버리고,깃대 위치에 상관없이 그린 중앙을 겨냥하는 자세가 긴요하다. 반도 형태의 그린이라면 물에서 먼 곳을 겨냥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머리와 눈을 고정시키는 것은 충분조건이다. ③경사지 샷

티샷이 경사지에 떨어졌다. 볼이 발보다 높은 '발끝 오르막 라이'일 수도 있고,낮은 '발끝 내리막 라이'일 수도 있다. 그레그 노먼은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록 볼이 원하는 지점까지 날아가지 않더라도 균형 잡힌 스윙으로 그 곳을 탈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발끝 오르막 라이일 경우 짧은 클럽을 선택하거나 그립을 짧게 쥐고 스윙해야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다.

④100m 걸의 오르막 어프로치샷그린이 볼보다 높은 곳에 있는 '포대(elevated) 그린'이다. 볼에서 깃대까지는 약 100m로 멀지 않다. 그러나 왼발이 높은 '오르막 라이'여서 만만치 않다. 이 경우 볼이 높이 뜨기 때문에 생각한 것보다 한 번호 긴 클럽을 잡으며,볼을 당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목표보다 조금 오른쪽을 겨냥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켜 스윙 내내 잘 버텨주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⑤장해물 넘기는 쇼트 어프로치샷

볼이 그린을 벗어나 러프에 빠졌다. 플레이선상에는 벙커가 가로놓여 있는 데다 깃대는 그린 앞부분에 꽂혀 있다. 이때 볼을 사뿐히 띄워 벙커를 넘긴 뒤 홀옆에 붙이고자 하는 욕망이 안 드는 골퍼가 있을까. 그러나 '보기 플레이' 수준의 아마추어들은 일단 벙커를 넘기고,홀에서 멀어지더라도 볼을 그린에 잡아두는 것이 차선책이다. 사뿐히 치려다가 볼을 벙커에 빠뜨리면 순식간에 더블 보기 이상이 나온다. ⑥ 맨 땅에서 어프로치샷

볼이 그린주변에 멈췄는데,볼 주변에 잔디가 거의 없어 맨땅과 다름없다. 이 때도 로프트가 큰 웨지로 볼을 붕 띄우려는 골퍼들이 많다. 그러나 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 웨지를 잡았다가는 뒤땅치기나 토핑이 나오기 일쑤다. 이 경우 피칭웨지나 7~9번 아이언으로 굴려치는 것이 실수를 막는 길이다. 물론 볼은 오른발쪽에 두어야 하고,클럽별 '캐리'(떠가는 거리)와 '롤'(굴러가는 거리)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⑦ 그린 사이드 벙커샷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벙커샷은 어려운 샷 중 하나다. '스탠스와 페이스를 오픈한 뒤 볼 2~3㎝ 뒤를 쳐주면 된다'는 간단한 원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어쩐지 벙커샷에 자신이 없는 것이 그들이다. 클럽페이스는 미리 오픈한 뒤 그립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임팩트 순간까지도 오픈된 상태를 유지한다. 시선은 볼 뒤 모래를 응시해야 하고,자신있게 내려쳐주면 볼은 벙커를 탈출하게 돼 있다. 붙이려는 욕심보다 '일단 탈출한다'는 실용적인 자세가 먼저다.

⑧15~20m 롱퍼트

'보기 플레이어'들은 볼을 그린에 올려도 홀에서 먼 경우가 많다. 10m이상 되는 경우도 흔하다. 10~20m에서 2퍼트로 홀아웃하면 대성공인데,많은 골퍼들이 3퍼트를 하고 만다. 이 경우 오로지 거리를 맞추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대개는 짧아서 3퍼트로 이어지므로 '좀 길게 친다'는 자세로 스트로크하라.김미현은 이때 우드 · 아이언샷을 할 때처럼 '오버래핑 그립'을 해 충분한 거리를 낸다고 한다.

⑨1m 급경사 내리막 퍼트

과감하게 치기보다는 볼이 슬슬 굴러 홀에 가까스로 다다르게 하는 전략이 긴요하다. 그러려면 브레이크를 생각보다 많이 감안해야 한다. 볼이 저만큼 달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퍼터헤드의 '토'(앞끝)로 살짝 쳐주는 스트로크법이 권장된다. 너무 살짝 쳐서 다음 퍼트를 또다시 내리막으로 남겨두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또 두 번 만에 홀아웃한다는 생각도 괜찮다.

⑩파5홀에서 '3온'하기파5홀은 아마추어들에게도 '기회의 홀'일까? 그렇지 않다. 세 번을 잘 쳐야 볼이 그린에 오르는데다,그린에서도 2퍼트로 마무리해야 파가 보장되는 까닭이다. 아마추어들은 많이 치면 실수도 많은 법이다. 따라서 '파5홀=파'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세 번 만에 올리려면 티샷 · 세컨드샷에서 거리욕심 대신 볼을 페어웨이로 몰고간다는 자세가 긴요하다. 100m안팎에서 세 번째샷을 할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그린에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