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김태희도 화장품 광고에선 맥못추던데요"

TV광고 2200여편 분석한 장진규 한국CM전략硏 대표
"소비자가 정말 좋아하는 TV광고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소개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는 광고 제작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고요. "

22년간 외길 '광고 인생'을 걸어온 장진규 한국CM전략연구소 대표(50)가 국내 최초로 한 해 동안 방영된 전체 TV광고를 분석 · 평가한 《2008년 TV광고 호감도 분석》을 펴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한 746개 기업의 2231편 TV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MRP)와 광고 효율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한 책이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유머러스하고 감성적인 TV광고를 좋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모델의 매력이 선호도에 영향을 크게 끼쳤습니다. "

지난해 호감도 상위권에는 KTF '쇼',SK텔레콤 'T',하이마트,삼성전자 '애니콜',명인제약 '이가탄' 등이 포진했다. 최고 인기 모델은 장동건과 김태희였다.

"인기 모델들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분야가 있더군요. 장동건은 맥주와 음식 광고에서는 매력을 발휘했지만 카메라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했어요. 김태희도 전자 제품에선 떴지만,화장품에서는 호소력이 약했습니다. "호감도 조사는 매달 시청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광고를 직접 떠올려 쓰도록 하고,그 이유로 모델의 매력, 메시지,크리에이티브 등 20여 가지 항목으로 답하도록 한 뒤 여러 요소들에 가중치를 부여해 측정했다. 이 조사는 1989년 일본 CM종합연구소가 처음 개발,도요타 롯데 산토리 시세이도 등 1000여개 일본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KTF LG전자 비씨카드 등 15개 업체가 이용한다.

"시청률 조사에 의존해온 국내 기업들은 이 호감도 조사를 토대로 새로운 광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시청률이 높은 TV광고 중 30%는 호감도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게 증거예요. 60%에 달하는 일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지만 시청률 조사만으로는 광고 효과 측정에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

중앙대 영문과 출신인 그는 1987년 코래드에 입사해 마케팅과 경영기획 분야에서 근무하다 2006년부터 CM전략연구소 대표로 일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