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가뱅크' 시대 끝? …"국유화 뒤 분할매각 할수도"

미국 금융계에 "망하기에는 너무 크다(too big to fail)"는 이른바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대형 부실은행이 국유화 과정을 거쳐 분할 매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 그룹의 조지 볼 회장은 9일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대형 부실 은행들이 몇 달 새 국유화돼 분할 과정을 거쳐 훨씬 작은 은행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정부는 대형 은행 경영진에 부실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은 대형 은행의 규모가 너무 크고 사업영역이 넓어 감독당국이 제대로 감독하기 어려울 뿐더러 파산할 경우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정부와 의회는 현재 감독당국이 대형 금융사의 경영에 개입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줄이면서 질서 있게 사업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쪽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룡업체 탄생을 가로막기 위한 반독점 권한을 감독당국에 부여하는 방안도 모색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추가 구제금융 투입시 정부가 사업 분할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