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엘컴텍, 페덱스서 1천만弗 수주

필리핀 물류창고에 LED 조명 납품…사업다각화 연구개발 성과 거둬
올 매출 30% 늘어난 2000억 목표

휴대폰카메라모듈(CCM)및 LED조명등 전문생산업체인 한성엘컴텍(대표 고호석 · 54)은 지난달 중순 다국적 특송기업 페덱스의 필리핀 내 200여개 물류창고에 1000만달러어치의 LED조명을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회사의 LED조명 수출 단일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고호석 대표는 "입찰 경쟁에서 오스람,필립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명업체를 비롯해 국내외 10여개 LED 업체들을 물리쳤다"며 "경쟁사 제품보다 가격이 10~20%씩 저렴한데도 효율은 10% 이상 높았고 자체 개발한 방열판의 성능이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성엘컴텍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10일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고 대표는 "불황이라지만 LED조명과 CCM 포함,올해 1983년 창립 이후 사상 최대이자 지난해보다 약 30% 이상 늘어난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선 LED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한성엘컴텍이 LED조명등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6년 초.LG전자가 만드는 휴대폰의 95% 이상에 장착되며 연 평균 1400억원어치씩 팔릴 정도였던 CCM이 2000년대 들어 중국 및 동남아산 저가품 공세와 휴대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정체되자 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LED조명을 택했다.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형광등형 직관조명과 면조명 및 가로등 등을 자체 개발해 올초부터 미국,중국,유럽 등 세계 15개국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경쟁사들보다 몇 년 늦게 LED조명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휴대폰에 쓰는 조명부품인 BLU(Back Light Unit)를 10년 넘게 만들어 온 경험이 있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봤다"며 "시중의 기존 LED가로등보다 효율이 10% 이상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 등 자체 기술 확보에 주력한 것이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 측은 최근 필리핀 항공청 및 에너지자원부 관계자들로부터 회사의 제품을 필리핀의 국가 LED조명기술 표준으로 삼자는 제의를 받고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 대표는 "일본의 NHK 본사 건물에 LED조명을 시범 공급하는 등 일본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13억원에 불과했던 LED조명등 판매를 올해 약 500억원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성엘컴텍은 효자상품인 CCM의 매출도 고급 휴대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회사는 1분기 실적이 예년보다 20% 이상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여 올해 약 1500억원 이상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한성엘컴텍은 지난해 초 몽골 정부 승인하에 금광탐사를 시작하는 등 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회사가 탐사를 마친 금광의 넓이는 54㏊로 매장량은 11t에 달한다. 온스당 900달러 기준으로 약 5000억원어치다. 고 대표는 "LED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정체가 올 것을 대비한 것"며 "앞으로 또 다른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