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3' 몰락은 닭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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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로렌스 하버드대 교수 주장미국이 무역보복을 위해 부과한 과도한 관세가 자동차산업의 몰락을 야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60년대 유럽과 닭고기 관세 전쟁 후 경트럭 생산 몰두 탓"
로버트 로렌스 하버드 케네디스쿨 국제무역학 교수는 1962년 유럽공동시장(ECM,EU의 전신)과 미국이 서로 보복관세를 매겼던 이른바 '닭 전쟁' 와중에 트럭에 부과되기 시작한 25%의 수입 관세 때문에 미 자동차업계가 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몰두하게 됐다며,미 정부의 과도한 보호주의 정책이 결국 자동차업체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최근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서 주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빅3' 매출에서 픽업,SUV 등 경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57.8%,64.9%,72.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연료 효율이 나쁜 차종에 집중된 제품 구성이 고유가와 경기침체 시기 '빅3'에 독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해왔다. 로렌스 교수의 주장은 미 업체들의 생산 차종 '쏠림'이 정부의 관세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래 미 정부의 트럭 관세는 해당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당시 ECM이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유럽 시장 접근을 막자 보복으로 독일 폭스바겐제 콤비 미니버스를 겨냥했을 뿐이었다는 게 로렌스 교수의 설명이다. 미 · 유럽 간 통상전쟁은 끝났지만 이 관세가 자동차업체들에 엄청난 보조금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고 남게 됐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