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전계획 짜 美 여기자 2명 납치"

조선족 안내원 보위부와 연계說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두 명은 북한 측의 치밀한 사전 계획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미국 여기자 두 명과 함께 동승했던 조선족 안내원은 북한 비밀 경찰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연계된 인물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여기자 두 명은 북한과 중국 접경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중 북한군에 의해 억류됐다.

중국 및 정부 소식통들은 11일 "(납치될) 당시 중국과 북한 접경 근처에 이미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원들이 미국 여기자들이 올 것을 알고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국 여기자 두 명을 가이드한 조선족 안내원도 국가안전보위부와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납치됐던 당시 국경 주변엔 5명의 병사가 오전 일찍 나와 대기하고 있었으며 100m 간격으로 무장한 병사 2명이 각각 배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여기자들이 지난 3월17일 억류된 후 5일 뒤인 22일 평양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대북 전문가는 "당시 행방불명됐던 조선족 안내원이 최근 공안 등 중국 당국에 잡혀 조사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사전에 기자의 국경 취재를 알고 협력자(안내원)에게 이들을 국경 근처까지 유도하도록 지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주로 북한 내 간첩 활동과 반체제 활동 등을 펼치는 인사를 적발하는 게 주요 임무다.

일각에선 이번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억류가 북측의 의도된 납치로 판명날 경우 북한과 미국의 양자협상 결론은 물론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