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를 살리자] 부산‥신발산업 '제2의 르네상스'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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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스포츠화ㆍ웰빙화 틈새시장 공략 성공신발제조업체들이 '제2의 르네상스'를 맞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발업체들은 테니스화 · 배드민턴화 · 마라톤화 · 탁구화 · 사이클화 등 다양한 스포츠 신발을 기반으로 특수기능화 · 웰빙화 분야 고부가가치 틈새시장까지 공략,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새로운 호황기를 맞을 준비에 들떠 있다.
"옛 신발왕국 명성 회복"
시장 확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발업체들도 크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학산이다. 브랜드 '비트로'('빛으로' 우리말 발음을 영어로 표기)로 잘 알려진 학산은 테니스 · 배드민턴 · 마라톤 · 탁구 신발 등 전문화 개발로 국내 스포츠 슈즈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테니스화인 '리거시'는 착용감과 밀착감 등을 향상시킨 덕분에 국내 테니스화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배트민턴화 '샤크'는 일본 요넥스와 국내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중이다. 최근 시판 중인 탁구화 '패트리어트'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3위를 차지하고 있고,마라톤화'LSD-2100'은 내수용 국내 브랜드 가운데 1위다. 자전거 바람이 불면서 나눅스가 시판 중인 사이클화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40%로 세계 1위를 실현하고 있는 나눅스의 자전거 신발은 '시마노와 레이커' '안스웨어' 브랜드로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초경량 카본 복합소재를 사용,강하고 단단해 최대 파워를 전달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스노 보드 부츠와 골프화 등도 생산 중이다.
부산지역 대표 신발브랜드인 '르까프'를 생산하는 화승도 다양한 스포츠 신발을 개발하느라 분주하다. 아킬레스건을 보호하고 유연성을 더해주는 레슬링화 '맨투맨',전문 족구화인 '톰캐트',축구화 'G.캉커'와 심플한 디자인에 에어백 사용으로 충격흡수가 뛰어난 테니스화와 마라톤화 등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특수기능화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주목받는 기업은 대부분 키와 관련된 기능성 신발을 만드는 곳이다. SM코리아는 키 크는 신발인 '키짱'을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과 중국의 바이어와 80억원 규모의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고 특히 중국에서 월 1만 켤레 주문을 받았다. 자가발전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미세전류로 발목부분 돌기를 통해 성장점을 자극,키를 크게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LS네트웍스와 화승도 각각 개발한 '듀플렉스 보이'와 '키우미슈즈'라는 키 크는 아동신발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칩을 신발 안쪽 홈에 장착,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성장을 돕는 기능을 갖춘 특수기능화다. '기우뚱 신발' 또는 '마사이 신발'로 불리는 기능성 웰빙화인 워킹슈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40~60대를 타깃으로 한 삼덕통상의 '스타필드'는 26개국에 진출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EXR의 'EXR코리아 사피엔스' 도 보행을 통해 척추 등 골격의 왜곡을 바로잡아주는 기능신발을 출시했다. 건강 신발을 생산하는 린코리아는 올해 초 UAE 국왕 소유의 '알파제르그룹'과 100억원 상당의 기능성 신발 18만 켤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기능성 웰빙화 분야에선 엠베테코리아의 '엠베테',엠에스존의 '엠에스 슈즈',세계산업의 '슈젠'등 20여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 권창호 소장은 "신발산업이 스포츠에서 웰빙쪽으로 발전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며 "국제화에 대비해 신발의 성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을 강화해 70~80년대 누렸던 신발왕국 부산의 명예를 되찾는 데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