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대지진 1주년, ‘판다들은 지금 어디에?’

지금부터 정확히 1년 전 2008년 5월12일.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 닥친 진도 7.9의 대규모 지진은 8만6633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낳았다. 대륙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상처가 남아있다. 지진으로 인한 치명적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중국인이 수백만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는 ‘판다들의 고향’ 우롱 자이언트판다 보호연구소가 있었다. 여기에 모여 살던 150여 마리 판다들도 지진으로 인해 정신적 외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 후앙 얀 우롱 연구소 부소장은 “지진 당시 굉음이 들리자 판다들이 음식을 먹다 말고 도망쳤다. 이중에는 임신한 판다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쓰촨 대지진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이 판다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AFP, CNN 등 외신은 12일, 지진 당시 구조된 판다들이 정신적 외상에서 회복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진 당시 쓰촨성에 살고 있던 판다들 중 대부분은 살아남았다. 우롱 연구소의 왕 펜양 선임엔지니어는 “여자 판다 ‘마오 마오’ 1마리가 숨진 채 발견되었고 2마리가 다쳤다. 1마리는 실종돼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인해 사망한 야생 거대판다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왕 엔지니어는 또 “판다들이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에 시달렸다. 몇 마리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서는 내려오지 않기도 했다”며 “아직도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흔적들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임신한 판다들이 스트레스로 유산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롱의 연구진들은 최선을 다해 구조된 판다들을 보살폈다. 왕은 “우리는 판다들과 눈을 맞추고 털을 빗어주며 함께 노는 등 소통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그 결과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구조된 판다들은 지진발생지에서 110Km 떨어진 얀 판다 임시보호소로 옮겨졌다. 그리고 지난 4월, 이곳에서 6마리의 아기 판다가 태어났다. 생존한 판다 중 5마리는 지난달 베이징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오는 10월 있을 중국 건국 60주년 행사에서 모습을 선보인다.

오는 8월에는 원래 위치에서 10Km 떨어진 곳에 새 우롱 판다보호소 공사가 착공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홍콩 정부가 13억 위안, 중국 정부가 2억7000만 위안을 부담한다. 완공에는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처에는 판다들을 위한 질병관리센터도 생긴다. 신설 보호소에서는 동물 전문가들이 판다를 연구하고 번식을 도우며 야생 적응훈련에 힘쓸 예정이다.

<쓰촨성 지진 후 임시보호소로 옮겨진 판다들. 출처=YouTube.comㆍAP/CCTV>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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