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플라스틱 가스통 나왔다

칠보콤포지트, 대용량 제품 국산화
폭발 위험성이 없고 가스 잔량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반투명 플라스틱(FRP) 고압 가스통(사진)이 국산화됐다.

특수 가스기기 전문제조업체인 칠보콤포지트(대표 김기동)는 유리섬유와 비닐 소재를 활용,30㎏급 대용량 고압가스통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대표는 "완성품에 대한 외부충격과 고온,부식 등의 표준규격 테스트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지식경제부의 정밀안전성 검사를 통과해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철제 가스통만 사용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반투명 플라스틱 고압가스통은 미사일 헤드(미사일의 뾰족한 앞부분) 제작 기법으로 알려진 '라이너리스(이음새 없이 성형하는 특수공법)'방식으로 제작됐다. 이 공법은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하면서도,외형을 잡아주는 주형틀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난도 첨단 기술로 꼽힌다. 접합부분 파손으로 인한 가스 누출이나 폭발 가능성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용기제작에 쓰인 플라스틱 소재는 총알이 뚫지 못할 정도로 강하면서도 가벼워 쉽게 운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30㎏급에 가스를 가득 채울 경우 47㎏으로,철제 가스통(75~8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소재 자체가 열전도율이 낮아 고온이 가해져도 내부압력이 쉽게 높아지지 않는다"며 "적정 압력을 넘어선다 해도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게 돼 있어 폭발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용기 내부가 보일 정도로 투명하기 때문에 가스용량을 속일 수 없는 데다 잔량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무게를 줄여 연료효율을 높여야 하는 차량용 가스통으로 적합하다 "며 "바닷물에도 부식이 되지 않아 스킨 스쿠버용 산소통 등 거의 모든 고압 용기통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칠보콤포지트는 2000년 스웨덴으로부터 13㎏급 이하 중소형 플라스틱 가스용기 제작기술을 도입한 지 9년여 만에 30㎏급 대용량 플라스틱 가스용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용량은 내부표면적이 넓어 압력분포의 정밀제어가 필요해 상용화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일반 소비자가 LPG가스충전소,가스판매처 등에서 가스를 구입할 때 칠보콤포지트 제품을 사용할 경우 가스값을 30%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일본 및 멕시코 유통업체 측과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어 해외 수출도 곧 성사될 전망이다. 멕시코의 경우 협상이 이뤄지면 5년간 월 6만개씩 480억원어치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가정에서 주로 가스조리기구를 사용하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30㎏ 이상의 대형 가스통이 보편화돼 있다"며 "판매 첫해인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11만원으로 철제(5만~6만원)보다 비싸지만 수명이 반영구적인 데다 정기안전검사비와 운반비 등이 적어 실제 관리비용은 절반 이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철제 가스통 시장은 전 용량을 합쳐 연 1200만개로 금액으로는 약 300억원 규모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