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 "미디어법 6월 국회서 반드시 처리"

여야 약속 깨지면 직권 상정 불가피
제헌절 전후 개헌논의 기대
오스트리아를 공식 방문 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12일(한국시간) "6월 국회는 미디어 관련법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며 "미디어 관련법은 여야가 이미 약속한 만큼 6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특히 "어떤 이유로도 법안처리를 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거나 미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권상정을 통한 처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 의장이 되기를 바랐지만 지난 4월 국회에서 경제 관련 3개 법안을 직권상정하는 불행한 국회의장이 돼버려 마음이 너무 괴롭다"며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법안이 정상적으로 상정되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언급한 대통령 중임제를 위한 개헌논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의장직속으로 헌법자문기구를 구성했으나 여건이 좋지 않아 진전되지 않았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삼아 오는 제헌절 전후로 정치권에서 개헌논의가 본격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개헌을 권력구조에만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권력구조뿐 아니라 대통령과 행정부,행정부와 입법부 등 권력의 배분과 책임도 선진국형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지난 1년간의 국회운영 소회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의장은 권한이 없다. 권한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주면서 책임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내대표끼리 불필요한 기싸움을 피하려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영국 등 의회 선진국들이 국회의장에게 국회 의사운영과 규칙에 대한 권한을 주고 있는 제도를 다음 의장 때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