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한 동자승… 옻칠한 달마… 禪畵 보러가요

수안ㆍ범주 스님 잇단 전시회
선(禪)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해온 대표적 선 화가 둘이 잇달아 전시회를 연다. 천진무구한 동자들의 밝은 얼굴을 통해 해탈과 법열의 경지를 표현해온 수안 스님과 30년 이상 달마도를 그려온 범주 스님이 주인공이다.

13~26일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는 '그림 그리는 수안 스님 그림전'은 우리 나이로 올해 고희(古稀)를 맞은 수안 스님이 11년 만에 처음 갖는 국내 전시회다. 가정의 달을 맞아 시와 선화,전각이 어우러진 신작 80여점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진실과 희망,환희를 함께 나누고자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그림은 골방에서 그리지만 나눔은 밝은 곳에서 우리 이웃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칠순의 나이에도 수안 스님의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맑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수안 스님은 "마음을 비우면 이 세상 모두가 극락세계임을 확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02)734-7555

범주 스님은 오는 20~26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천년달마도 탄생-칠선화(漆禪畵) 선차기(禪茶器)전'을 연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선사를 은사로 모시고 출가한 범주 스님은 30년 이상 달마도를 그려온 선묵화의 대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생옻 물을 입히거나 먹인 닥종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린 후 다시 옻으로 칠한 사상 최초의 '옻칠선묵화(칠선화)' 100여점과 찻그릇에 선화를 그린 선차기 50여점을 선보인다. 옻을 입힌 선화들은 빛바랜 옛그림처럼 바탕색이 고동색인 것이 특징이다. 개막일인 20일 오후 3시에는 생황 연주와 춤이 어우러진 가운데 범주 스님이 어른 키만한 붓으로 달마도를 그리며 무아와 공(空)의 세계를 열어보이는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02)720-1161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