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아이디어맨' 컴백

김재록 인베스투스 회장, 3년만에 금융활동 재개
"배드뱅크는 부적절, 블루뱅크 펀드 추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워크아웃제도 등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한 주역 중 한명으로 알려진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이 3년만에 금융계 활동을 재개했다.

김 회장이 최근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사업은 '블루뱅크' 펀드다. 정부와 금융계가 부실 채권 처리를 위해 가동하고 있는 '배드뱅크'는 현 상황에서 적합하지 않은 구조조정 기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배드뱅크는 외환위기 때처럼 부실 채권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올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기구인데 지금은 부실 우려 자산만 있을 뿐 부실 채권이 양산되지는 않고 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중심이 되고,구조조정 대상 자산도 부실 기업 · 자산이 아니라 부실 징후 기업 · 자산으로 삼는 새로운 개념의 구조조정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우량 자산이라고 볼 수도 없는 중간 영역의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배드'와 '굿'이 아닌 '블루'를 사용했다.

김 회장은 최근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블루뱅크 공모 · 사모 펀드를 설립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블루뱅크 공모펀드는 △경남기업 우림건설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 △외환은행 대우인터내셔널 등 인수 · 합병(M&A) 대상 기업 구조조정을 실행 중인 우량 기업 △민영화 대상 공기업 △부실 징후 기업 등 투자 대상에 따라 7개의 개별 펀드로 구성된다.

그는 공모펀드 조성과 병행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도 설립할 계획이다. 3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하는 블루뱅크 사모펀드 1호는 부실 징후 기업에 투자한다. 인베스투스글로벌과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토러스투자증권 등이 공동운영회사를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조원 규모로 조성할 사모펀드 2호는 대기업,공기업,금융회사의 구조조정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블루뱅크 개념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실시되지 않은 접근 방법인 만큼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