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장사 3분의 1이 '적자

[한경닷컴] 일본의 상장사 3곳중 1곳은 2008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3월)에 최종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상장사 15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2개사가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기업이 적자를 낸 것이다.이는 전년도 177개사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또 정보기술(IT) 거품붕괴 직후인 2001년(502개사) 수준을 웃도는 것이기도 하다.특히 실적악화가 두드러진 업종은 전기·전자였다.히타치제작소가 일본 제조업 사상 최대인 7873억엔(약 10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을 비롯해 도시바(3435억엔) 파나소닉(3800억엔) NEC(2966억엔) 등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이밖에 도요타자동차(4369억엔) 닛산자동차(2337억엔) 소니(989억엔) 등 일본의 간판 기업들도 최종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 기업들의 적자결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생산설비 통폐합과 감원 등 구조조정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해 부실을 과감히 털어낸 때문이기도 하다.실제 구조조정에 따른 특별 손실이 반영되지 않은 경상이익 기준으론 적자를 낸 회사가 3백35개사로 최종 적자 기업보다 200여개사 적었다.

한편 일본의 2위 은행그룹인 미즈호파이낸셜은 조만간 8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추진키로 했다.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재무 건전성과 대출여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미즈호는 부실채권 증가와 보유주식 평가손실 등으로 지난 3월말 끝난 2008회계연도 연결결산에서 5800억엔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연결자기자본 비율은 10%대를 유지해 크게 나쁘지 않지만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서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즈호외에도 일본의 최대 은행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은 지난 1월 4000억엔의 증자를 마쳤고,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도 지난달 최대 8000억엔의 보통주 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