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공장 수출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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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정 끊임없이 개선
윤활기유 등 1분기 수출 47% 증가
울산항을 끼고 자리잡은 SK에너지 울산사업장의 제7부두.이곳에는 인도 국적의 길이 159m,2만6000t급 유조선이 정박해 있었다. 울산사업장에서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윤활기유(윤활유 완제품의 기본원료)를 선적하기 위해서다. 선적 작업은 육지의 석유제품 탱크와 유조선을 잇는 파이프 라인인 로봇 팔 모양의 로딩암(loading arm)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이천우 해상출하2팀장은 "이 로딩암은 일반 로딩암보다 속도가 3배는 빨라 시간당 4만배럴을 선적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도 이만한 속도를 갖춘 로딩암이 설치된 항만은 드물어 수송기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 울산사업장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생산하는 석유제품의 절반에 해당하는 40만 배럴을 수출한다. 지난 1분기 SK에너지의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8.3%나 증가한 3278만5000배럴.글로벌 경기불황에도 수출선 다변화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이 오히려 늘었던 데는 끊임없이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울산사업장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울산사업장에서 시간당 4만배럴의 석유화학제품을 운반할 수 있는 로딩암을 설치한 것은 올해 1월.이 로딩암은 한 번에 100만배럴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수에즈 맥스(suez max)' 급 선박에 주로 활용된다. 100만배럴은 한국의 하루 석유제품 내수 소비량과 맞먹는 분량이다. 이천우 팀장은 "작년 말부터 유럽 수출이 뚫리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초대형 선박을 위해 로딩암 설비를 개선했다"며 "이를 통해 선적 기간이 평균 2.6일에서 1.4일로 절반 정도 단축돼 채산성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작년 말에는 석유화학제품의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SK에너지가 확충하고 있는 8개 부두의 펌프배관 용량을 확충하는 등 설비를 대거 손질했다.
SK에너지가 주력 수출 국가였던 동남아,중국을 넘어서서 최근 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 장거리 수송국가들로 수출선을 넓힐 수 있었던 비결은 이 같은 울산사업장의 체질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브라질에 30만 배럴의 초저유황 경유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울산=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