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美 실업 공포가 주택 시장회복 발목 잡아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매 달 발표하는 체감경기지수가 지난 달에 이어 5월에도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아직은 경기 확장기준(5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하지만 미 주택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지난 수 개월 동안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로 35만 채 정도에 머무르고 있고요.기존 주택 판매도 연율 기준으로 500만채를 밑돌고 있습니다.주택 경기가 활발할 때에 비해 판매가 3분의 2정도에 불과합니다.

민간 경제 조사 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를 잃을 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주택을 사길 꺼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4월 미국 실업률은 8.9%로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주택 판매가 다소 증가한 것은 압류 물건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헐값에 매매된 데 따른 것으로 본격적인 주택 시장회복으로 판단하긴 무리라는 시각이 많습니다.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모기지 금리 부담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시장에 나와있는 재고 주택이 많은 편입니다.물론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고 경기도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주택 시장도 조만간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실제로 그동안 주택 시장 하락을 주도했던 캘리포니아,플로리다 일대의 중저가 주택은 실수요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 하락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정부,금융사 최고경영자 연봉 제한하지 않기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진에 대한 보수 한도를 설정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다만 단기 리스크 유발 요인으로 작용했던 보수 성과 체계를 적절히 고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금융감독 당국은 원칙만 세우고 구체적인 연봉 상한을 50만 달러로 정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쉴라 베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도 최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다만 가이트너 장관은 월가의 그릇된 성과 체계가 금융시장 혼란을 가져온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신용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강도높은 감독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월가 보수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단기 리스크 부담을 지고 돈을 많이 벌면 더 많은 보수를 제공하는 데 있었습니다.이에 따라 단기 성과 위주의 월가 보수 체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이밖에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규모가 큰 금융사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 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은행 뿐 아니라 대형 보험사 헤지펀드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시스템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