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수 AIG 회장' 리디…"할일 다했다" 사의 표명

미국 최대 보험사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에드워드 리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다. 후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리디 회장은 21일 "이사회와 몇 달 전 사임을 논의했으며,회사의 유동성이 안정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때 사임키로 합의했는데 그때가 왔다"며 "다만 후임자가 확정될 때까지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가을 AIG가 휘청거릴 때 정부가 전격 영입한 인물이다. 사실상 한푼의 보수도 받지 않고 8개월여를 봉사했다. 하지만 리디 회장은 과중한 업무와 의회 및 사내 임직원들로부터 적지 않게 시달려야 했다. AIG가 거액의 보너스를 신용부도스와프(CDS) 판매부서에 지급했을 때 의회는 그에게 책임을 추궁했으며,관련 임직원들은 그가 자신들을 지지해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AIG 보험계약자들이 향후 보험금을 구제금융 상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로 AIG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리디 회장도 소송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는 "이사회 회장은 기업지배구조,의회 및 정부 관련 대응 등을 맡고 CEO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회장직과 CEO직의 분리 필요성을 제안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