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먹거리] 남양유업 ‘17차’ ‥ 끝맛이 개운… 4년간 ‘차음료 대명사'

남양유업이 2005년 선보인 '몸이 가벼워지는 17차'는 제품 수명이 짧은 음료 분야에서 4년간 '차음료의 대명사'로 뿌리내렸다.

이 제품의 인기 비결은 17차만이 지닌 고유한 맛에 있다. 녹차처럼 쓰지 않고,구수하면서도 끝맛이 개운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제품 출시 당시 녹차가 차 애호가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떫은 맛을 싫어하는 젊은층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남양유업은 이런 시장 상황을 간파하고 몸에 좋은 여러 성분들을 조합해 부드럽고 저항이 없는 새로운 맛의 음료를 만들었다. 특히 칼로리가 제로라는 점을 강조해 기존 음료와 대비되는 강점으로 부각시켰다. 남양유업은 여러가지 차성분을 혼합시켜 신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러 성분을 섞다 보니 작은 함량 차이에도 맛이 크게 달라져 분명하게 맛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게 과제였다. 이를 위해 2년 동안 여성층을 타깃으로 300회 이상 테스트를 하고,수백가지 원료에 대한 실험을 거쳐 최적의 맛을 찾아냈다. 17차는 백차,루이보스티,우바홍차 등 세계적인 명차를 사용했고,인공 합성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17가지 차원료를 그대로 활용해 천연 차의 깊은 향을 느낄 수 있다.

남양유업은 제품 맛에 자신있는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시음해 맛을 알리는 데 마케팅 포인트를 뒀다. 회사의 전 직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체험 마케팅을 실시했다. 6개월 동안 전국 200여개 대학에서 17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시음행사를 진행했다. 또 전지현이라는 빅모델을 활용한 온 · 오프라인 마케팅을 실시해 음료시장에서 차음료를 새로운 트렌드로 만들었다.

이 회사 제품이 나온 뒤 수많은 유사 차음료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17차의 매출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차음료들이 출시되고 퇴출되는 과정에서 17차는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상품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몸이 가벼워지는 17차'가 건강한 다이어트를 컨셉트로 한 달에 1000만병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자 피부미용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 '맑은 피부로 돌아갈 시간 17차'를 최근 출시했다. 17차의 여세를 몰아 차음료 시장에서 선두 기업 자리를 굳히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 여름 시즌을 맞아 여성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