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정치권, 애도 속 대책마련 분주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주말을 맞아 국회와 대부분의 정당 관계자들은 휴식을 취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 파악에 주력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특히 정치권은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남겼다는 사실을 전해듣고서 정치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살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수사의 수위나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데다 정치권 전반에도 거센 파장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하고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세웠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치·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지, 사건 경위가 어떻게 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충격 휩싸인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망 경위를 파악한 뒤 곧바로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당 지도부가 내려갈 예정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너무 안타깝고 슬픈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날 수 있느냐"며 "죄는 미워도 정부가 과연 이런 식으로 수사를 했어야 옳은 일이냐"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검찰이 전 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없이 계속 피의사실을 흘리면서 권여사도 딸도 구속하겠다고 한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충격적"이라며 영면을 기원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너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며 "비록 최근에 박연차 회장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에게 실망줬지만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들이 역사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분인데 이렇게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을 들어 당혹스럽다"며 "영면 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24일 급히 귀국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호주 '연방과학원 에너지 전환연구소'를 방문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자세히 들어보진 못했지만 즉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사후 대응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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