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GM의 운명은…48%포인트 사이

채권단 채무조정 마감시한은 26일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크라이슬러처럼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느냐,구조조정안이 극적으로 타결되느냐가 관심입니다.올해로 창사 101년째인 GM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채권단의 90%가 GM의 채무조정안을 현지시간으로 26일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산보호를 신청하겠다는 게 오바마 정부의 계획입니다.회사측은 270억달러에 이르는 무보증 채권 중 90%인 240억달러를 탕감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채권단의 최대 불만은 탕감을 대가로 받는 지분 크기입니다.회사측은 채권단이 240억달러를 탕감해주면 지분 10%를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채권단은 이보다 훨씬 높은 58%를 원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퇴직자 건강보험기금 100억달러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대납 받는 노조에게 채권단보다 약 4배나 많은 39%의 지분을 주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게 채권단의 주장입니다.

채권단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을 보는 곱지 않은 시각에도 불만입니다.네빈 라일리 채권단위원회 대변인은 “채권단을 나쁜 투기꾼 놈들인양 보는데,채권단 대부분은 은퇴자금을 GM에 투자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한푼이라도 더 받아내려다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투기꾼’이라고 낙인찍힌 크라이슬러의 일부 헤지펀드 채권단의 굴욕을 의식한 것입니다.크라이슬러는 지난달 30일 이들 헤지펀드의 채무조정 반대로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GM 회사측은 노조측과는 구조조정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노조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밝히지 않는다고 했지만 건강보험기금의 주식 대납,임금 동결 등에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채권단 요구 수용하지 않을듯

채권단 요구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입장은 완강합니다.자동차 태스크포스(TF)에도 간여하고 있는 오스탄 굴스비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사무국장은 “GM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당연히 채권단도 머리를 깎아야(희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26일까지인 채권단과의 채무조정 협상 마감시한을 사실상 더 연장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친 것입니다.채권단은 이런 정부의 태도에 GM은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가 아니라 이미 ‘거버먼트모터스(Government Motors)’라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실제 회사측이 제시한 구조조정안대로라면 미 정부는 향후 추가 지원분을 포함한 약 270억달러의 구제금융 중 절반 정도를 출자전환해 최소한 50%의 지분을 갖게 됩니다.정부는 지금까지 GM에 194억달러를 투입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팽팽히 맞서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이 막판까지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GM은 파산보호 신청으로 가는 길 밖에 없습니다.정부도 신속한 파산보호 절차를 거쳐 GM을 회생시키길 원하는 눈치가 없지 않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23일 C-SPA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GM이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날렵하게 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연비 좋은 차량을 개발하면 벌떡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이어 “그렇게 되면 정부도 GM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고 빨리 손 털고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