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부동산포럼] (17) 서울 강남구…"강남 집값 추가상승 여력 충분… 대기 수요 다시 움직일것"

전세 매물 품귀땐 집값 올릴수도
"3분기내" vs "내년 이후에"
매수 시기는 다소 엇갈려
한국경제 미디어그룹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로 SH공사 14층 대회의실에서 강남 지역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을 초청,'제17회 전국 순회 한경부동산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상무)이 공인중개사의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 및 수익창출 방법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해 공인중개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이어 △강남 집값 및 전셋값 전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시기 △세곡지구의 미래가치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공인중개사들은 추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물 건너가고 강남 집값이 단기 급등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강남 주택에 대한 대기 수요가 적지 않아 또다시 집값이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남 집값 상승세 지속 가능성 높아강남지역의 집값 전망과 관련해 개포동의 이형관 동명공인 대표는 "개포주공 4단지의 경우 집값이 가장 비쌌던 2006년과 비교해도 36㎡형은 95%,43㎡형은 90%,49㎡형은 80% 수준이어서 아직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기지역 해제 등 강남3구에 대한 추가 규제 완화가 무산됐지만 집값이 상승곡선을 이어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종 ERA베스트공인(삼성동) 대표도 "강남지역은 2007,2008년 2년간 거의 거래가 없었는데 그동안 강북지역은 집값이 꾸준히 오르지 않았느냐"며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좁혀졌던 강 · 남북의 집값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강남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풀이했다.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김영기 대호공인(도곡동)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핵문제의 돌출 등으로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올해 안에는 집을 사야한다는 매수심리가 있어 큰 이변이 없다면 하반기에 집값이 꿈틀댈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전셋값이 집값 상승 부채질할 수도

최근 강남지역의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인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도 토론의 초점이 됐다. 조태진 현대부동산공인(대치동) 대표는 "2007년부터 잠실 등 강남 일대에 3만여가구가 공급되면서 일시적으로 떨어졌던 전셋값이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06년 말과 비교해 전셋값이 비싸지 않고 큰 주택형의 경우 예전 시세를 회복하지 못했다"며 "최근 전셋값이 오르는 것은 전세 물량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주택임대시장에서 월세 물량의 비중이 차츰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곡동에서 온 한충환 매봉공인 대표는 "전세 매물이 소진되고 대기수요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강남 전세시장이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수요는 있지만 매물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되면 전세가격 강세가 강남 집값을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아파트 매수시기는이런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강남 진입 시점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3분기 내에 매수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가능하면 내년 이후로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충환 대표는 "삼성사원아파트 82㎡형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5000만원 오르면서 매매든 전세든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며 "실수요자라면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전인 3분기 내에는 강남에 입성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표성식 선릉역GL공인(역삼동) 대표는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고 급여소득자나 제조업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만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를 것 같지 않다"며 "내년이 돼야 실수요자의 강남 입성이 언제가 좋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경쟁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2006년의 집값 상승기와는 달리 지금은 자금력 있는 소수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대중적인 수요기반에 따른 게 아니기 때문에 상승에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곡지구는 큰 변수안돼

세곡동에 조성될 보금자리주택단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강했다. 이철종 청실공인(대치동) 대표는 "중산층 이상은 소형 주택이 많고 임대아파트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걸 기피한다"며 "강남에서 평균 이상의 주거지역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치동 중앙공인의 김용석 대표는 "도심과 역세권에 가까울수록 서민을 위한 주택을 짓고 쾌적하고 녹지가 풍부한 곳일수록 고급주거단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거꾸로 된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잠실에서 온 장금자 아세아공인 대표도 "교통과 환경이 좋은 수서지역도 소형 주택과 임대아파트가 많다 보니 집을 구하는 소비자들이 꺼리고 집값도 다른 강남 지역에 비해서는 덜 오른다"며 "세곡 역시 공기도 좋고 주변 환경은 괜찮지만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규호/노경목 기자 danielc@hankyung.com

포럼중계: 한국경제TV 28일 오후5시 '부동산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