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상한제 적용' 제외 추진

현기환 의원,주택법 개정안 발의

정부와 여당이 인천 송도,청라 등 경제자유구역 내에 지어지는 아파트를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앞서 시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주목된다.

27일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의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구체적으로 경제자유구역 내에 건설하는 주택 중 외국자본 유치 촉진과 관련해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심의 · 의결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관광특구 내에 지어지는 주택도 층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150m 이상일 경우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가정책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한 바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지식경제위 소관인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을 개정해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하려 했으나 특별법에 다른 예외규정이 많아 무산된 걸로 안다"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국토해양위 소관의 주택법 개정을 통해 입법취지를 관철하기로 당정이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먼저 추진했던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민주당 등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경제자유구역부터 해제하자는 목소리가 정부와 여당 사이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기환 의원은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6월 임시국회에서 끝내 좌절될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상한제를 먼저 폐지할 수 있다는 데 여당 의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입법 우선 순위는 민간택지 제외에 있지만 야당의 반발이 심하면 외자 유치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경제자유구역 관련 내용을 먼저 통과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송도 더?t 하버뷰Ⅱ의 3.3㎡당 분양가는 이전 분양아파트보다 150만~250만원 정도 낮았다. 송도와 청라에서 분양에 나선 포스코 건설과 SK건설 등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올해 매출액이 최대 2000억원 줄어든다"면서 경제자유구역의 분양가 상한제 제외를 요구한 바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