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ㆍ코사멧] 골목길마다 '원더풀'…해변길따라 '뷰티풀'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강은 수상가옥들을 품고 세련된 고층빌딩 사이를 흐르며 '물의 도시' 방콕의 독특한 정취를 만들어낸다. 1년 중 가장 덥다는 4월,방콕 도심을 달궜던 시위 열기는 우기와 함께 수그러들어 예의 여유로운 모습이다.

#골목골목 한가한 방콕풍경시청 앞 서울광장 규모의 방콕 시내 중심가에는 전승기념탑(아눗싸와리)이 서 있다. 교차로 중심에 우뚝한 탑 주위를 자동차들이 오가고 머리 위로는 지상철인 BTS가 지난다. 전승기념탑은 라마 6세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프랑스와 벌인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옷과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고 가까운 곳에 대학이 있어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밤에는 이곳에 큰 야시장이 선다.

태국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왕궁과 사원은 방콕의 중요한 관광 명소다. 왕궁을 찾았을 때는 오후 3시가 지나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흰 담장 너머로 금박을 입힌 궁전과 화려한 탑들이 반짝인다. 왕궁 앞 거리에서 열대과일과 쌀국수를 파는 상인들이 땀을 닦고 있다. 비둘기 모이를 사라고 관광객들의 팔을 잡아끄는 상인들만이 한가한 오후의 풍경에 작은 소란을 만든다.

방콕 관광은 특별한 일정이 없어도 좋다. 노천 식당과 술집,카페,옷과 꽃,천,공예품을 파는 가게,길거리음식 등 방콕의 골목들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즐길거리가 넘쳐난다. 불상을 앞에 놓고 향을 사르고 재(齋)를 지내는 가게 앞에서 젊은이들이 작은 테이블을 놓고 타로점을 보고 있다. 야외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마셔도 좋다. 타이 마사지도 빼놓을 수 없다. 침대 3개짜리 허름한 숍부터 향기로운 침대에 누워 방콕 야경을 내려다보며 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까지 다양하다. #해변휴양지 파타야와 코사멧

방콕에서 가까운 관광지로 파타야와 코사멧이 있다. 방콕에서 파타야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두 시간 남짓 달린다. 시야를 막는 산 하나 없이 쭉 뻗은 도로 풍경이 이국적이고 시원하다.

긴 해변을 따라 레스토랑과 카페,클럽,호텔들이 늘어서 있다. 날이 저물고 뜨거운 땅의 열기가 식기 시작하면 파타야는 더욱 활기에 넘친다. 워킹 스트리트에선 태국의 밤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워킹 스트리트 입구에 '인터내셔널 미팅 스트리트'라고 쓰인 간판이 보인다. 이곳에선 정말 온갖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워킹 스트리트 유흥가에는 세탁소와 옷가게 등이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바,각종 쇼를 보여주는 술집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딱딱한 칼로 윗부분을 잘라내고 빨대를 꽂아주는 코코넛과 쌀국수,튀긴 벌레까지 갖가지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들도 빠지지 않는다. 이곳을 걷다 보면 외국 영화 속 장면의 낯선 거리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일정이 맞지 않아 아침에만 열리는 방콕의 수상시장을 보지 못했다면 파타야 수상시장에 가도 좋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파타야 수상시장은 오후 9시까지 열린다. 코사멧은 방콕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주말이면 방콕에서 휴일을 즐기려고 찾아온 태국인들로 붐빈다. 버스를 타고 반페 선착장까지 간 뒤 다시 페리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하얀 모래사장과 코발트빛 바다,뭉게구름이 피어 있는 파란 하늘,파스텔톤 배들이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코사멧에는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방갈로와 세련된 호텔,고급 풀빌라가 모두 있다. 저마다 분위기가 다른 해변을 갖고 있어 취향에 따라 숙소를 고를 수 있다. 할 일이라곤 나무그늘 아래 타월을 깔고 누워 태양과 바다를 즐기는 것뿐이다. 밤이 되면 사람들은 해변에서 라이브 공연을 즐기면서 맥주를 마신다.

방콕=김지원 기자 jiame@hankyung.com# 여행TIP

타이항공(02-3707-0114)은 매일 2회 방콕 직항편을 운항한다. 각각 홍콩과 대만을 경유하는 노선도 매일 1회 운항한다. 직항은 5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모두투어(1544-5252)는 '방콕 코사멧 5일' 허니문 상품을 내놓았다. 비치뷰 204만9000원,가든뷰 194만9000원.타이항공을 이용해 매일 출발한다. 코사멧 파라디 풀빌라 리조트에 묵는다.

여섯 번째 천국이라는 뜻의 파라디 리조트는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름다운 아오키우 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일몰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바다와 맞닿은 듯한 수영장도 로맨틱하다. 해양스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나가 스노클링을 하고 코사멧 근처 작은 섬들을 둘러보는 호핑투어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