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新아시아시대' 함께 연다

31~내달2일 제주 정상회의
경협·CEO 포럼도 열려

지난해 한국과 아세안(ASEAN · 동남아국가연합) 간 교역액은 902억달러였다. 중국(1683억달러)과 유럽연합(EU · 983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892억달러)이나 미국(847억달러)보다 많았다. 아세안과의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통계다.

오는 31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관련 행사를 앞두고 한국과 아세안 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상회의는 물론이고 기업인 700여명이 모이는 대한상의 주최의'CEO 서밋'(31일)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경제협력 포럼'(6월1일) 등의 행사를 통해 기존의 협력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 및 투자는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교역액은 전년 대비 25%나 급증한 902억달러로 2004년(464억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한다. 한국의 아세안에 대한 투자도 2005년 9억6000만달러에서 2008년 58억달러로 급증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한국이 주로 아세안에 투자해 왔지만 이번 'CEO 서밋'을 계기로 아세안 국가의 기업인들이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 중엔 투자 유치 대상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2007년 기준으로 인구 5억8000만명에 국내총생산(GDP) 1조2819억달러로 EU를 능가하는 거대 경제권인 데다 천연 자원의 보고로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원조와 투자 및 융자 지원으로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2002~2007년 아세안에 148억달러를 원조했고 금융위기 이후엔 금융 부문의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본은 '아시아 와이드 성장 구상'(일명 아소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아세안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70조엔의 인프라 수요를 예상하고 현재 10조엔 규모의 투자 구상에 착수했다.

경제력에서 밀리는 한국은 최빈곤국에서 선진국까지 도약한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중점 지원국으로 삼아 1조9000억원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 한편 경제발전 경험을 체계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경제정책 수립 담당 공무원에 대한 초청 교육과 정책 자문에 주력키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