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트너 "위안화 절상하라"

1일 베이징 방문 "美국채 매입 축소 말고 내수 확대" 요구 예정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장관 취임 이후 처음 3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가이트너 장관은 방중 기간 중 후진타오 주석,원자바오 총리 등과 만나 양국 간 경제 현안과 글로벌 경제 안정화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9일 가이트너 장관의 방중 목적은 '미 채권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 달래기'라고 보도했다.

또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양국 공동제재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보유 외환의 70%가량을 미 국채 등 달러표시 자산으로 갖고 있는 미 최대 채권국이다. 하지만 미 국채의 수익률 하락으로 '미 채권의 덫에 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 채권을 팔거나 아니면 채권 매입을 축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부양이 절실한 미국 입장에선 중국의 자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어 중국 지도부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이트너 장관이 미 · 중 전략경제대화 준비를 위한 이번 방문길에서 중국 측에 수출보다는 내수를 통한 경제발전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위안화의 적정한 절상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과거처럼 압박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순한 건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대해 일정한 미 국채 투자 수익률 보장과 달러가치의 안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7680억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나 올 들어 수익률 하락으로 적지 않은 손해를 보고 있다.

또 미국 측 요구에도 불구,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힐 계획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