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공항경영 컨설팅, 한국의 대표 수출상품으로 키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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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은 조직 특성상 직원들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세계적인 기업 GE의 최고경영자까지 지낸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그는 요즘 민간 기업에서 익힌 경영 노하우를 공기업에 접목시키는 '경영실험'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9월 공항공사 사상 첫 공모를 통해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 사장은 "공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게 급선무"라며 "임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권한과 그에 걸맞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직원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인천공항은 올해 싱가포르 창이공항 같은 세계적인 공항을 제치고 공항의 노벨상인 '세계 최우수 공항상'을 탔다. 올해로 4연패이다. '한국의 첫인상' 인천공항을 어떻게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키워냈는지 들어봤다. ▼이쪽으로 오면서 연봉도 많이 깎였죠.
"그렇죠(웃음).오래 전부터 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경영을 꼭 맡아보고 싶었어요. 마침 지난해 사장 공모 기회가 있어 지원했는데 운좋게 됐어요. GE헬스케어 아시아 성장시장 사장 임기가 2010년 4월까지인데 고민도 많았죠.다행히 GE 측이 잘 이해해줬어요. 옮길 때 연봉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어요. 사회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심정으로 그동안 민간기업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인천공항 경영에 쏟아부어 세계 최고 브랜드로 만들어 볼까 합니다. "
▼민간기업과 공기업 경영은 차이가 많죠."민간 기업의 핵심은 성장과 성과창출,인재,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윤리입니다. 인천공항을 8개월가량 경영해보니 성과 창출 부분이 약간 뒤처지는 것 같아요. 공기업도 이런 부분만 보완하면 굳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없죠.인천공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인적 자원도 우수합니다.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대화와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어요. "
▼어떤 방법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나요.
"사장 취임 후 친화(Assimilation · 스며들기)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일명 '새 리더 알아가기'프로그램인데 직원들이 신임 부서장에 대해 궁금하거나 바라는 사항 등을 익명으로 제시하면 부서장은 진솔하게 답변하는 형식입니다. 새 리더에 대한 오해나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를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효과가 좋아요. "▼인사제도도 바꿨다고 하던데요.
"올초 직원공모제라는 걸 도입했어요. 직원들이 부서 리더의 역량과 자신의 직무 특성을 감안해 원하는 부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겁니다. 사장은 본부장과 실장만 임명하고,본부장은 처장을,처장은 팀장,팀장은 팀원을 임명하는 시스템입니다. "
▼내부 저항이나 부작용은 없었나요. "직원공모제를 통해 어느 팀에도 선택받지 못한 직원의 경우 자기반성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줍니다. 밀실인사와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일관성의 3대 원칙을 준수토록하고 있어요. 만약 이를 위반하면 인사권을 박탈합니다. 이 제도는 조직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팀워크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는만큼 직원들도 잘 이해하고 있어요. "
▼조직체계도 많이 바꿨죠.
"비슷한 부서를 통합해 조직을 단순화시켰어요. 대신 영업본부는 대폭 강화해 항공여객 및 물류 수요확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미래 먹거리'확보를 위해 해외사업에 주력하는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했고요. 또 출장보고서 등 불필요한 서류양식 24가지는 과감히 없앴습니다. "
▼올해 공항업계의 노벨상을 탄 것도 이러한 노력 덕분이라고 봐야죠.
"예.공항 조직문화의 변화 등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하드웨어적인 요소와 한데 어우러진 결과죠.인천공항의 자랑거리는 입 · 출국 수속과 환승 소요 시간이 세계 공항 가운데 가장 짧아요. IT기술을 접목한 유비쿼터스시스템의 도움으로 출 · 입국 수속시간이 국제 민간항공 기준인 출국60분,입국45분의 3분의 1인 출국18분,입국13분에 불과합니다. 또 환승소요 시간도 베이징공항 120분,창이공항 60분 등에 비해 45분밖에 안걸리죠."
▼하드웨어적인 것 이외 세계 공항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뭐죠.
"두바이,홍콩 등을 둘러봤는데 공항 규모가 크고 고급 시설이 많지만 그곳에는 혼이 없어요. 인천공항은 '혼'이 깃든 공항입니다. 여객터미널 곳곳에 민속공연장과 한국문화 체험실이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했죠.4년째 서비스평가에서 1위를 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죠."
▼부족한 부분도 많죠.
"경쟁 공항에 비해 시설과 여객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요. 인천공항은 시설면에서 연간 여객수용능력이 4400만명이지만 베이징공항은 8200만명,푸둥공항은 6000만명,싱가포르 창이공항은 7000만명입니다. 여객의 경우도 프랑크푸르트공항의 경우 시의 인구는 60만명에 불과하지만 항공 여객은 5000여만명에 달합니다. 인천공항은 3000여만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2015년까지 3단계 건설사업으로 6200만명의 수용 능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
▼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여객 확보는 더 중요하지 않나요.
"예,그렇습니다. 최근 유럽 환승객 유치를 위해 인천공항~핀란드(8시간)노선을 개설했으며 일본,중국의 도시를 대상으로 환승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어요. 총 여객 환승률은 지난 5년간 평균 12%이지만 올 1 · 4분기에는 19.2%로 올라갔어요. 환승객도 132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17%,105만9000명)보다 25% 증가했어요. 항공여객 마케팅을 강화해 2015년까지 환승률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항공 수요 확충 방안 중 환승 여객 유치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인천공항은 환승 여객 유치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한 예로 중국 다롄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을 가면 18시간 걸리지만 다롄에서 미국을 가려면 베이징공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3시간이 걸립니다. 일본도 후쿠오카에서 미국을 가려면 하네다-나리타공항을 거쳐야 하므로 인천공항 환승보다 시간이 더 걸려요. 이런 점들을 부각시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 공항 운영 기법을 이라크에 수출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세계 유수 공항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스페인 아이나공항의 경우 멕시코 내 12개 공항 등 해외에서 24개 공항을 맡아 운영합니다. 인천공항도 공항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첫 해외사업은 지난 2월 계약을 체결한 440억원 규모의 이라크 아르빌공항 운영컨설팅이죠.향후 5년간 정보통신,기계설비,항행시설,운영관리,전력,구조소방 등 6개 분야별로 전문가 31명을 파견해 아르빌공항의 시험 운영 및 공항 운영을 지원하게 됩니다. "
▼다른 지역도 있나요.
"현재 필리핀,몽골,러시아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항마스터플랜,운항,출입국수속,통관 등 공항건설과 운영에 관련된 패키지 상품도 개발 중입니다. 이 사업만 잘 성사되면 인천공항공사는 글로벌 공항운영전문기업으로 명품 브랜드를 갖추게 됩니다. "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와 관련,인천공항의 지분 매각 등 민영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민영화는 공익성과 공사의 노사 신뢰는 물론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지분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컨설팅 결과가 오는 9월께 나오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부터 지분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글/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세계적인 기업 GE의 최고경영자까지 지낸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그는 요즘 민간 기업에서 익힌 경영 노하우를 공기업에 접목시키는 '경영실험'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9월 공항공사 사상 첫 공모를 통해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 사장은 "공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게 급선무"라며 "임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권한과 그에 걸맞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직원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인천공항은 올해 싱가포르 창이공항 같은 세계적인 공항을 제치고 공항의 노벨상인 '세계 최우수 공항상'을 탔다. 올해로 4연패이다. '한국의 첫인상' 인천공항을 어떻게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키워냈는지 들어봤다. ▼이쪽으로 오면서 연봉도 많이 깎였죠.
"그렇죠(웃음).오래 전부터 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경영을 꼭 맡아보고 싶었어요. 마침 지난해 사장 공모 기회가 있어 지원했는데 운좋게 됐어요. GE헬스케어 아시아 성장시장 사장 임기가 2010년 4월까지인데 고민도 많았죠.다행히 GE 측이 잘 이해해줬어요. 옮길 때 연봉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어요. 사회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심정으로 그동안 민간기업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인천공항 경영에 쏟아부어 세계 최고 브랜드로 만들어 볼까 합니다. "
▼민간기업과 공기업 경영은 차이가 많죠."민간 기업의 핵심은 성장과 성과창출,인재,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윤리입니다. 인천공항을 8개월가량 경영해보니 성과 창출 부분이 약간 뒤처지는 것 같아요. 공기업도 이런 부분만 보완하면 굳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없죠.인천공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인적 자원도 우수합니다.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대화와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어요. "
▼어떤 방법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나요.
"사장 취임 후 친화(Assimilation · 스며들기)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일명 '새 리더 알아가기'프로그램인데 직원들이 신임 부서장에 대해 궁금하거나 바라는 사항 등을 익명으로 제시하면 부서장은 진솔하게 답변하는 형식입니다. 새 리더에 대한 오해나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를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효과가 좋아요. "▼인사제도도 바꿨다고 하던데요.
"올초 직원공모제라는 걸 도입했어요. 직원들이 부서 리더의 역량과 자신의 직무 특성을 감안해 원하는 부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겁니다. 사장은 본부장과 실장만 임명하고,본부장은 처장을,처장은 팀장,팀장은 팀원을 임명하는 시스템입니다. "
▼내부 저항이나 부작용은 없었나요. "직원공모제를 통해 어느 팀에도 선택받지 못한 직원의 경우 자기반성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줍니다. 밀실인사와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일관성의 3대 원칙을 준수토록하고 있어요. 만약 이를 위반하면 인사권을 박탈합니다. 이 제도는 조직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팀워크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는만큼 직원들도 잘 이해하고 있어요. "
▼조직체계도 많이 바꿨죠.
"비슷한 부서를 통합해 조직을 단순화시켰어요. 대신 영업본부는 대폭 강화해 항공여객 및 물류 수요확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미래 먹거리'확보를 위해 해외사업에 주력하는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했고요. 또 출장보고서 등 불필요한 서류양식 24가지는 과감히 없앴습니다. "
▼올해 공항업계의 노벨상을 탄 것도 이러한 노력 덕분이라고 봐야죠.
"예.공항 조직문화의 변화 등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하드웨어적인 요소와 한데 어우러진 결과죠.인천공항의 자랑거리는 입 · 출국 수속과 환승 소요 시간이 세계 공항 가운데 가장 짧아요. IT기술을 접목한 유비쿼터스시스템의 도움으로 출 · 입국 수속시간이 국제 민간항공 기준인 출국60분,입국45분의 3분의 1인 출국18분,입국13분에 불과합니다. 또 환승소요 시간도 베이징공항 120분,창이공항 60분 등에 비해 45분밖에 안걸리죠."
▼하드웨어적인 것 이외 세계 공항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뭐죠.
"두바이,홍콩 등을 둘러봤는데 공항 규모가 크고 고급 시설이 많지만 그곳에는 혼이 없어요. 인천공항은 '혼'이 깃든 공항입니다. 여객터미널 곳곳에 민속공연장과 한국문화 체험실이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했죠.4년째 서비스평가에서 1위를 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죠."
▼부족한 부분도 많죠.
"경쟁 공항에 비해 시설과 여객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요. 인천공항은 시설면에서 연간 여객수용능력이 4400만명이지만 베이징공항은 8200만명,푸둥공항은 6000만명,싱가포르 창이공항은 7000만명입니다. 여객의 경우도 프랑크푸르트공항의 경우 시의 인구는 60만명에 불과하지만 항공 여객은 5000여만명에 달합니다. 인천공항은 3000여만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2015년까지 3단계 건설사업으로 6200만명의 수용 능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
▼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여객 확보는 더 중요하지 않나요.
"예,그렇습니다. 최근 유럽 환승객 유치를 위해 인천공항~핀란드(8시간)노선을 개설했으며 일본,중국의 도시를 대상으로 환승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어요. 총 여객 환승률은 지난 5년간 평균 12%이지만 올 1 · 4분기에는 19.2%로 올라갔어요. 환승객도 132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17%,105만9000명)보다 25% 증가했어요. 항공여객 마케팅을 강화해 2015년까지 환승률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항공 수요 확충 방안 중 환승 여객 유치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인천공항은 환승 여객 유치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한 예로 중국 다롄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을 가면 18시간 걸리지만 다롄에서 미국을 가려면 베이징공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3시간이 걸립니다. 일본도 후쿠오카에서 미국을 가려면 하네다-나리타공항을 거쳐야 하므로 인천공항 환승보다 시간이 더 걸려요. 이런 점들을 부각시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 공항 운영 기법을 이라크에 수출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세계 유수 공항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스페인 아이나공항의 경우 멕시코 내 12개 공항 등 해외에서 24개 공항을 맡아 운영합니다. 인천공항도 공항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첫 해외사업은 지난 2월 계약을 체결한 440억원 규모의 이라크 아르빌공항 운영컨설팅이죠.향후 5년간 정보통신,기계설비,항행시설,운영관리,전력,구조소방 등 6개 분야별로 전문가 31명을 파견해 아르빌공항의 시험 운영 및 공항 운영을 지원하게 됩니다. "
▼다른 지역도 있나요.
"현재 필리핀,몽골,러시아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항마스터플랜,운항,출입국수속,통관 등 공항건설과 운영에 관련된 패키지 상품도 개발 중입니다. 이 사업만 잘 성사되면 인천공항공사는 글로벌 공항운영전문기업으로 명품 브랜드를 갖추게 됩니다. "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와 관련,인천공항의 지분 매각 등 민영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민영화는 공익성과 공사의 노사 신뢰는 물론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지분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컨설팅 결과가 오는 9월께 나오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부터 지분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글/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