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KT] 그룹경영 본격화‥통신ㆍSWㆍHW 통합상품 '승부'…

20개 자회사와 시너지 창출
KT는 지난 3월 말 KTF와의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석채 사장의 직함을 회장으로 바꿨다. 주요 사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바꿔 독립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지만 대외적으로 재계 순위 9위(공기업 제외)인 KT그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복안도 깔려있었다.

KT가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그룹 경영에 본격 나선다. 통신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통합 상품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본사와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로 KT그룹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모자(母子)간 윈-윈 전략 강화

KT는 20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자회사들의 연간 매출액은 2조2300억원에 이른다. 통합KT의 10%에 불과한 규모지만 모회사의 사업영역을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기여도가 적지 않다. 분야도 통신 정보기술(IT)은 물론 인터넷 콘텐츠 금융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통신 계열사와는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고객 대상 IT서비스 사업을 수주하고 운용하는데 본사와 자회사가 역량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자회사들이 본사의 서비스와 연계한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무인경비업체인 KT텔레캅은 KT 초고속인터넷 '쿡 인터넷'과 무인경비 상품에 동시 가입하면 요금을 깎아주는 요금상품을 출시했다. 주파수공용통신(TRS) 자회사인 KT파워텔은 개인고객부문의 3세대 이동통신(WCDMA) '쇼'와 TRS를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한 듀올(Duall) 서비스를 내놓았다.

금융 자회사인 KT캐피탈은 KT가 추진 중인 BTL(민간자본유치사업),U-시티 사업 등의 투자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수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한 펀드도 조성해 운영 중이다.

KT네트웍스 KT데이터시스템 등은 모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KT네트웍스는 KT의 인터넷TV(IPTV),와이브로 등 핵심사업과 전략사업에서 플랫폼 구축과 망 구축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KT데이터시스템은 모기업의 IT 관련 업무를 위탁 관리,그룹 내부의 IT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 시장 잡는다

작년 말 실시간 인터넷TV(IPTV)인 '쿡TV' 상용화로 미디어 시장에 뛰어든 KT는 자회사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싸이더스FNH는 '스토리 오브 와인''죽이고 싶은 남자''오프라인''저스트 키딩' 등 양방향 영화를 만들어 쿡TV에서 서비스하기도 했다. 올리브나인이 만들어 쿡TV에서 방영한 '미스터리 형사'도 마찬가지다.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결말을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골라볼 수 있는 양방향 드라마로 제작됐다.

KT그룹은 영화 등 콘텐츠 제작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8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과속스캔들'에 투자해 300%의 수익률을 거둔 것이 대표적이다. KT는 지난해 '소비자 콘텐츠전문투자조합'과 '싸이더스FNH-베넥스 영상투자조합 1호'를 만들어 과속스캔들의 제작비 절반가량을 투자했다. 나아가 과속스캔들이 DVD로 출시되기 전에 쿡TV에서 먼저 독점 방영하기도 했다. KTH는 모기업의 IPTV 콘텐츠 확보는 물론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렙인 나스미디어는 IPTV 와이브로 등 뉴미디어 서비스의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광고 서비스 발굴을 본격화하고 있다.

표현명 KT 코퍼레이트센터장은 "통합 KT의 바뀐 조직은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며 "KT 내부 사업부문을 분사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모회사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