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허용 첫날 조선·IT '울고' 증권 '함박웃음'(종합)

금융감독 당국이 비금융주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한 1일, 대차잔고 상위주 가운데 조선주와 일부 IT(전기ㆍ전자) 종목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 허용 이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등 증시 전반의 상승 기조가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조선ㆍ건설 등 일부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ㆍIT '하락' 증권은 '급등'

이날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주말보다 1.38% 올랐지만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조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IT주도 강세장에서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대차잔고 비중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은 대차잔고 비중이 9.49%로 가장 높았고, 현대중공업도 비중이 6%를 웃돌았다. 하이닉스(8.48%) LG디스플레이(5.85%) 등도 대차잔고 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공매도 허용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생긴 증권사들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동양종금증권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현대증권은 10.62%, 한화증권 7.66%, 교보증권 7.41%, 동부증권 7.18% 올랐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지수는 6% 넘게 폭등하며 지난 4월 9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차ㆍ대주거래를 증권사들이 잇달아 재개하면서 공매도 거래량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까지 공매도에 관심이 높아져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조선ㆍ건설 공매도 '주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반면, 실적은 뒷받침 되지 않은 종목을 공매도 물량에 따른 피해주로 지목하고 있다. 수천억원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보였던 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업종으로는 조선ㆍ건설이 꼽힌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허용이후 지난주 조선업체들의 대차잔고가 특히 급등했다"면서 "최근 가파르게 주가가 상승한 삼성중공업 등 일부 종목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효과를 확인하고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이달 들어 대차잔고가 증가한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금호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주의해서 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