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GM 회생…경기회복 美소비자 선택에 따라 좌우될 듯

GM 회생…경기 회복 미 소비자 선택에 따라 좌우될 듯

작고 유연한 기업으로 새출발하는 GM은 지금보다 수익구조가 개선될 게 분명합니다.부채가 현재의 3분의 1 이하로 줄기 때문에 1년에 수십억 달러씩 나가던 이자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고요.새로 뽑는 근로자 임금도 외국 경쟁사 수준으로 낮추기로 노조와 합의했습니다.수익위주 경영을 위해 브랜드도 현재 8개에서 시보레,캐딜락,GMC,뷰익 등 4개로 줄이게 됩니다.연방정부는 파산 보호 중 공장을 가동할 수 기존 194억 달러의 구제금융 지원금에 더해 3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뉴GM’회생 여부는 전적으로 차 판매 회복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아무리 클린 회사로 재탄생해도 자동차가 팔리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가 없습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뉴GM’의 앞날이 결코 순탄하다고만 볼 순 없습니다.특히 소비를 주도하는 21∼33세의 미국 젊은 층들은 미국 브랜드의 자동차를 사길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외국차에 비해 디자인과 품질에서 뒤처진다는 인식이 퍼진 탓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 역시 ‘뉴GM’ 정상화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연간 전세계 자동차 생산 능력은 9000만대에 달하는 반면 판매는 5500만대에 불과합니다.과잉 생산 조정과정이 앞으로 몇 년 더 지속될 전망이어서 차 메이커 간 생존을 위한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합니다.소비자만족도 조사기관인 J.D.파워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서 60개 이상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입니다.기아차와 폭스바겐은 미국에 새 공장을 짓고 있고요.중국과 인도차 메이커는 저가차로 미국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뉴GM’이 언제 쯤 옛 명성을 되찾고 납세자돈을 갚을 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정치적 영향력이 ‘뉴GM’ 경쟁력 떨어트릴 수도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TV생중계 연설에서 정부가 우량 자산 중심으로 출범하는 ‘뉴GM’의 지분 60%를 갖게 되지만 경영일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민간 영역에 정부가 뛰어들어 소유권을 확보한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요.정부가 금융사도 아닌,전세계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대한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마지 못해 뉴GM의 대주주가 된 만큼 미 정부는 최대한 서둘러 발을 빼고 나오겠다는 계획입니다.하지만 납세자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연방 정부가 경영에 무관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이사회 구성과 최고경영자 선임을 주도하게 되고요.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알게 모르게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연방정부는 지난 4월 이사회 동의없이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를 물러나게 한 바 있습니다.또 연료 효율이 높은 차를 개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정부가 경영 개입을 꺼린다고 해도 의회 압력이 거세질 수 있습니다.일부 하원 의원들은 폐쇄되는 딜러들에게 시간을 더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또 지난 달 GM이 연료효율이 높은 차 수입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을 때도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국유화된 ‘뉴GM’이 과연 어떻게 운용될 지 주목됩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