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 우회상장 통해 코스닥 입성‥위고글로벌 합병·사명변경

온라인 총싸움 게임(FPS)인 '스페셜포스'를 개발한 드래곤플라이가 증시에 입성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직상장을 추진하다 금융위기 탓에 중단한 뒤 코스닥시장의 휴대폰 부품업체 위고글로벌을 인수하며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틀었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고글로벌은 지난 주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드래곤플라이와의 합병을 승인하고 상호를 드래곤플라이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드래곤플라이가 위고글로벌의 최대주주인 HS홀딩스로부터 지분 9.25%와 경영권을 92억원에 인수한 뒤 반년 만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올초 임시 주총을 통해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으며,지난 4월엔 위고글로벌의 보통주 2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하는 등 증시 입성을 준비해왔다. 이 회사의 이정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고글로벌의 유통주식수가 6087만주로 과다해 합병 전 주식수를 적정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래곤플라이가 상장 막차를 타며 게임업체 간 경쟁도 증시를 무대로 새로운 모습을 띨 전망이다. 엠게임이 지난해 12월 상장한 데 이어 조이맥스도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며,지난해 JCE 이스트소프트 게임하이 등이 차례로 증시에 입성했다. 게임업계 내에선 상장 계획이 불투명한 넥슨을 제외하면 '이제 나올 만한 게임주는 모두 증시에 들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카르마2' 등 신작 게임이 해외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가 드래곤플라이의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엔씨소프트나 네오위즈게임즈와 같이 중국 등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를 넘는다"며 "드래곤플라이의 감자 후 합병가액(2만1500원)을 기준으로 한 PER는 15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