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BIS비율 이달말 15% 넘을듯
입력
수정
국내銀 역대 최대경신 가능성신한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정부의 권고치(10%)보다 훨씬 높은 1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달 말 1조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신종 자본증권) 판매를 무난히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도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비율이 대부분 13~14%대에 달해 한국 시중은행들의 건전성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ㆍ수협도 13%대로 높아져 "돈만 쌓아둔다" 비판도
하지만 자기자본비율이 높다는 것은 은행 내의 여유자금(idle money)이 많다는 뜻이어서 자산을 너무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8일 "최근 7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 판매를 완료한 데 이어 이달 말 3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를 추가로 발행하고 나면 자기자본비율이 80bp가량 올라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BIS 비율은 1분기 말 14.46%에서 2분기 말 15.3%대로 올라갈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이 기록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최고치는 2006년 2분기 국민은행이 발표한 15.20%였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영업이익으로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분기 13.15%의 자기자본비율을 기록한 국민은행은 4월 1조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2분기 자기자본비율이 14%에 육박할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수협은행도 이달 중 각각 3000억원과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하이브리드채를 발행해 지난 1분기 말 현재 12% 후반대였던 자기자본비율이 13%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현재 자본 확충을 진행 중이지는 않지만 위험가중 자산이 줄어 1분기 말 13.8%인 자기자본비율이 14%를 넘어설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모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의 내부 산정방법(고급내부등급법 · AIRB) 사용을 승인받아 1분기 말 11.33%였던 자기자본비율이 11.81%로 상승한다. 하지만 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게 반드시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BIS 자기자본비율 권고치를 11%에서 10%(기본자본비율은 8%에서 7%)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은행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자기자본비율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은행 수익성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 정부 방침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고금리 특판예금에 나섰다가 대출금리가 하락하자 순이자마진(NIM)이 2%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김재열 KB국민은행연구소장은 "위기시에는 수익성,유동성,충당금 규모 등 다양한 지표를 균형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13~15%의 자기자본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정찬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부실이 현실화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싸게 자금을 빌려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창재/김인식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