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CEO '패기'보다 '경험' 중시

[한경닷컴]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선 최고경영자(CEO)의 패기보다는 경륜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올들어 사장을 교체한 주요 기업 695개사를 분석한 결과 신임 사장들의 평균 나이가 56.3세로 이전 보다 0.4세 많아졌다고 9일 보도했다.신임 사장중 60대는 38.1%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늘어났다.70대와 80대도 각각 7명과 4명에 달했다.반면 40대와 50대의 비중은 각각 12.4%와 43.6%로 전년에 비해 2.5%포인트와 2.7%포인트씩 줄었다.이미 퇴사했던 임원이 다시 사장으로 복귀하거나,회장이 사장을 겸직하는 등 이례적인 인사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경험많은 베테랑 경영자를 사장으로 앉히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다.실제 전기·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부사장을 지내고 자회사 회장으로 전출됐던 가와무라 다카시씨(69)를 회장 겸 사장으로 임명했다.전임 사장보다 나이는 7세나 많다.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67)이 사장을 겸직키로 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창업가 출신이 사장에 취임한 것도 올해 사장 인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다.도요타자동차의 창업자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 부사장(53)이 이달말 사장에 취임할 예정이며,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79)도 사장에 복귀했다.창업가 출신이 경영전면에 나서 회사의 구심력을 높이고,책임경영을 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경륜 많은 사장들의 복귀는 톱다운 방식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과거 경영방식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