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알콩달콩 골프] (47) 발끝 내리막 라이샷

몸 최대한 고정한 채 '팔로만 스윙' 느낌으로
안녕하세요,김미현 프로입니다.

지난해 6월13일자에 첫 칼럼이 나갔으니 제가 이 글을 쓴 지도 오늘로 꼭 1년이 됐네요. 그동안 한국경제 독자 여러분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1년 새 변화가 많았습니다. 결혼도 했고,뱃속 아이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배가 많이 불렀지만,아직까지는 할 만합니다. 그래서 이번 주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에도 출전합니다. 메이저대회라 긴장감이 더하지만 이 대회에서는 계속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기대감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잘 치고 있으니,저도 기운을 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지난주의 발끝 오르막 라이 샷에 이어 이번 주에는 발끝 내리막 라이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발끝 내리막 라이의 샷은 발끝 오르막 라이의 샷에 비해 어렵습니다. 볼이 발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무릎도 많이 굽혀야 하고,그에 따라 임팩트도 쉽지 않죠.따라서 최대한 몸을 쓰지 않고 임팩트에 집중하는 것이 샷 성공의 열쇠입니다.

우선 셋업부터 살펴볼까요. 클럽과 그립의 길이는 평소와 똑같습니다. 단 경사가 심할 경우에는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어드레스를 할 때는 허리 각도를 유지한 채,클럽이 볼 위치에 다다를 때까지 무릎을 굽힙니다. 몸을 너무 숙이면 백스윙할 때 어깨 회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중은 발뒤꿈치 쪽에 놓아야 합니다(사진).셋업 때 핀보다 왼쪽을 겨냥해야 합니다. 발끝 내리막 경사지에서는 경사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페이드 볼이 됩니다. 지난주 발끝 오르막 경사 때 핀보다 오른쪽을 겨냥했던 것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굽어짐의 정도는 개인별 · 클럽별 · 경사도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쇼트 아이언의 경우 백스핀이 많기 때문에 옆으로 굽어지는 정도가 작지만,롱아이언은 굽어짐의 정도가 더 큽니다. 따라서 롱아이언을 선택해야 할 경우 이를 감안해서 좀 더 왼쪽을 겨냥해야 합니다.

스윙을 할 때는 스윙의 각도가 다소 업라이트해집니다. '무릎이 많이 굽혀지고 허리의 각도는 그대로'라는 말은 클럽이 몸에 좀 더 가깝게 온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해 바로 들어올리 듯 스윙해야 합니다. 다운스윙 때에도 올라갔던 궤도를 따라 그대로 내리찍듯 스윙하면 됩니다.

체중이동은 하지 않습니다. 스탠스가 불안하기 때문에 체중이동을 하면 중심이 흔들리게 됩니다. 당연히 정확한 임팩트는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되고 말죠.머리의 축을 고정하고 팔만 쓴다는 기분으로 백스윙을 하세요. 머리가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절대로 안됩니다. 스윙 내내 볼을 맞히는 데에만 집중하세요. 이 같은 트러블 샷은 볼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지,없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볼을 때린 이후 피니시는 짧게 끊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이동도 없고 임팩트 이후 허리 회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완전한 피니시를 하기 어렵습니다. 가볍게 스윙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피니시는 거의 생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사지에서 샷 중 발끝 내리막은 흔히 겪을 수 있는 라이이지만 이 상황에서 멋진 샷을 날릴 수 있는 확률은 작습니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팔로만 스윙하는 느낌'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성공률이 높아질 겁니다. 연습장에서는 두꺼운 책 같은 것을 쌓아 두고,그 위에 올라서서 연습을 해보세요. 이 상황의 감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