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태양광·풍력 이용 몽골 녹화사업 첫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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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電氣를 한국의 전기로 바꿨다" 현지언론 극찬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사진)이 몽골땅 100만평을 짙푸른 숲으로 탈바꿈시키는 도전에 나섰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 · 재생에너지 사업을 연계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김 회장은 지난 10일 몽골 날라이크구에서 태양광 · 풍력 복합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을 생산하는 GEEP(Green Eco-Energy Park) 준공식을 가졌다. GEEP 프로젝트는 몽골 정부로부터 60년간 무상 지원받은 날라이크 주변 330만㎡(100만평) 부지에 신 ·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자체 생산한 전기로 150m 땅밑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녹지를 조성하는 사막화 방지 사업이다. 복합발전 시설은 낮에는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한 태양광을,밤에는 초속 9~11m의 강한 바람을 이용해 풍력발전기를 돌리는 하이브리드 신 · 재생에너지 시스템이다. 10㎾급 소형 풍력발전기 3기와 태양광 발전기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시간당 110㎾.몽골 한 가구당 평균 전력소비량(100W)을 감안할 때 총 11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신 · 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전기는 중앙집전소에 모인 뒤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의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단지 내 2000t 규모의 저수지에 저장한 지하수는 길게 이어진 배수로를 통해 녹지 조성을 위한 조림수(水)와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농업용수로 쓰인다. 대성그룹은 1차로 전나무 등 80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조림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대성그룹의 몽골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한 몽골 명예영사인 김 회장은 2005년 몽골 외곽 나란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솔라윈' 프로젝트를 벌였다. 당시 지역 언론에서 "(사회주의 때 공급된) 레닌의 전기가 한국의 전기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한 · 몽골 국제연구 과제로 시작한 GEEP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지식경제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27억원이 투입됐다. 대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구도시가스를 중심으로 준마엔지니어링,다코웰 등 10여개 국내 신 · 재생에너지 업체들이 발전기 부품 공급 등 사업에 공동 참여했다.
대성그룹은 GEEP 프로젝트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GEEP 주변 지역을 칭기즈칸 테마파크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 테마파크의 청사진에는 몽골제국의 역사 · 문화관은 물론 폴로경기장 등 스포츠시설,호텔 · 컨벤션센터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별도로 울란바토르에서 500㎞ 떨어진 만다흐 지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사막 녹지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파푸아뉴기니 등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GEEP 프로젝트와 같은 신 · 재생에너지 복합 시스템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신 ·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개도국 지역개발 사업을 고부가 수출 상품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며 "카자흐스탄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상대로는 이 같은 신 ·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패키지 딜로 한 정부 차원의 자원외교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란바토르=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