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35년 함께한 교통안전 지킴이

동부화재 최주필씨 "이민가려고 정비사 자격 딴 후 삶이 바뀌어"
'최주필'이란 이름은 들어본 듯 친숙하다. 라디오와 텔레비전,각종 강의에서 '교통안전지킴이'로 유명한 바로 그 이름이다.

최주필 동부화재 업무TFT 부장의 하루는 지난 20년간 한결같았다. 아침을 7시33분 라디오 방송으로 시작한다. 교통방송(최주필의 운전메모) MBC(아침을 달린다) KBS(무엇이든 물어보세요,생방송 오늘,라디오상담실 등) 등 8개 방송국에 매주 20회,연간 1000회 출연한다.

명절엔 방송국에서 살다시피 한다. 또 군부대와 교도소,대학원,경찰서,문화센터 등에서 연간 100여회나 강의를 한다. 그에게 강의를 들은 사람은 연평균 10만명.1986년부터 강의를 했으니 교육생만 200만명을 넘는다.

"그냥 자동차가 좋았다"는 그의 자동차를 향한 사랑은 대학 1학년 때 시작됐다. 당시 유행이던 미국 이민을 위해 무작정 자동차 1급 정비사 자격을 땄다. 그 인연으로 군에서 수송병으로 일한 최 부장은 1978년 제대 후 당시 몇 개 없었던 1급 정비소인 서울 성수동 영환카독크에 정비사로 취직을 했다. 당시 차량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일제 테스트기를 가진 유일한 곳이었다. 또 정비학원인 영등포 경일학원에서 강의도 병행했다. 자동차 정비를 주제로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다. 당시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은 최 부장을 눈여겨봤다.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해보고 싶어 회사를 옮겼다"는 그는 자동차의 세세한 구조에서부터 이제는 보험과 교통 관련 법규까지 통달한 유일무이한 '자동차 전문가'가 됐다.

그러다보니 그의 강의는 자동차 정비부터 안전운전법,교통사고 사례 분석,알기 쉽게 풀이한 자동차보험,자동차 관련 법규 등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룬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교통안전 공로상'(대통령상),'경찰청장 표창장','교통안전 대상'(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상) 등 수차례 상을 탔다.

1954년생인 그는 올해 초 정년퇴직을 했다. 그러나 재능을 아깝게 여긴 동부화재는 그와 재계약을 했다. "자동차의 모든 것을 겪어본 경험을 살려 택시나 버스회사 등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컨설팅부터 차량 정비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종합서비스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