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스마트 그리드' 동맹 맺는다

민간·정부 차원 협력 협정
제주 실증단지 美기술 적용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손을 잡았다. 핵심 기술에 강점이 있는 미국과 사업화 능력이 앞선 한국이 협력해 폭발적으로 커질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15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의 민간 단체인 그리드와이즈 얼라이언스(Gridwise Alliance)와 1차 한 · 미 스마트 그리드 투자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LS산전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30여개 국내 기업과 구글 IBM GE 등 30여개 미국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와 그리드와이즈 얼라이언스는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맺고 업계 간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포럼도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협력도 공식화된다. 16일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스티븐 추 미 에너지부 장관이 스마트 그리드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 협력에 관한 의향서(SOI)를 체결한다.

두 장관은 특히 한국의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부지로 선정된 제주도에서 양국의 기술을 함께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한전은 최근 제주도 3000세대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스마트 그리드 실증 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진현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미국 측이 실무회의 과정에서 제주도 실증 단지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며 "제주도 실증 단지에 우리 기술뿐 아니라 미국 측 앞선 기술도 과감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 미 양국이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사실상 '동맹' 수준의 협력에 나선 데는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정책관은 "2030년까지 미국의 스마트 그리드 시장은 4000억달러(약 500조원),한국은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제2의 휴대폰과 반도체 시장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협력해 세계 표준을 선도하면 향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용어설명

○스마트 그리드: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전기 요금과 사용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 전기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을 비롯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