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IT주 다시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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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매수연기금이 매도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입질을 재개하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930억원을 순매도하며 사흘 만에 다시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증권을 비롯한 금융과 철강주 등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면 전기전자(28억원)와 기계(21억원) 등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반등을 이용해 주식편입비중 조절에 나섰던 연기금들이 이달 들어서는 눈에 띄게 매도 강도를 줄이고 있다"며 "특히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IT주는 오히려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실제 연기금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를 800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 역시 450억원 넘게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에 올랐고 지난 3월 이후 순매도 1순위 종목이었던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지난달까지 한국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등 금융주에만 집중됐던 매수세가 IT주로 본격적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주는 다른 업종보다 실적전망치 상향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증시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IT주에 대한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주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3200억원대에서 지금은 4800억원대로 크게 늘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1분기처럼 2분기 어닝시즌의 주인공도 IT주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연기금은 이달 들어 IT주 외에 LG화학(570억원) 한전(253억원) 대우건설(230억원) STX엔진(192억원) 한화(178억원) 등에 대해서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