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정권 생명줄 끊어놓고… 광우병에 필 꽂혀 광적으로"

檢,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악의적 왜곡·조작" 5명 기소
검찰이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보도와 관련,정치적인 이유로 위험성을 왜곡 보도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전현준)는 지난해 4월 PD수첩 '미국산 쇠고기,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을 제작한 조능희,김보슬,송일준,이춘근 등 PD 4명과 김은희 작가 등 모두 5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18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제작진이 PD수첩 보도 내용의 핵심적인 30개 장면에서 고의로 사실을 왜곡,인간광우병(vCJD)과 미국 쇠고기 협상 과정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PD수첩 제작진이 이 같은 보도를 함으로써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업체들이 문제의 PD수첩 방송 이후 부도가 나거나 매출이 줄어드는 등으로 총 100억원대의 손해를 입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정병두 제1차장검사는 왜곡 보도에 대해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목적과 함께 정치적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김 작가가 지인들과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김 작가는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1년에 한두 번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삼성이 그랬고 올해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었는지…"라고 적었다.

검찰은 이메일 공개와 관련,"제작진을 기소하면서 범죄 성립의 주요 요소인 악의 또는 현저히 공평성을 잃은 게 맞느냐는 판단을 할 때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충격적이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을 출발해 서울로 돌아오는 대통령 특별기 편에서 수사 결과를 전해듣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왜곡 · 조작방송이 국민을 어떻게 호도하고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오는지 극명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수첩 측은 그러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PD수첩 측 김형태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기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능을 제한한 정치 수사 결과"라며 "공소사실도 전혀 사실과 다른 만큼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임도원/홍영식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