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LCD 패널 없어서 못판다

중국시장 수요 급증, 매출 지난해 10월 수준 회복
출하량도 사상 최대 규모, 하반기 실적 더 좋아질 듯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월별 매출이 5월부터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19일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5월 LCD 매출 합계가 15억2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월별 LCD 매출이 15억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SMD는 지난 2월 삼성전자와 SDI가 합작 설립한 소형 LCD및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문 생산업체로 지난달 1억6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도 12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7개월 만에 12억달러 고지를 재탈환했다. 두 업체의 5월 매출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29.4%,24.2%로 집계됐다. 한국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절반이 넘는 53.6%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매출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것은 당초 예상보다 LCD 패널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특히 TV를 구매할 때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 정책을 시행 중인 중국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하지만 주문량 만큼의 물량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065만8000대의 대형 LCD 패널을 판매,두 달 연속 10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LG디스플레이의 5월 대형 LCD 패널 판매량은 삼성전자보다 많은 1094만1000대에 달했다. 두 회사의 대형 LCD 패널 판매량이 월 1000만대를 넘어선 것은 LCD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LG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패널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삼성전자보다 매출이 적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노트북용 등 저렴한 제품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LCD 패널 가격도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4월 상순 165달러에 거래되던 32인치 와이드 HD(고화질) TV용 패널 가격은 2개월 만에 185달러까지 올라왔다.

업계 관계자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두세 달째 계속되고 있다"며 "패널 가격이 조금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하반기부터 LCD 업체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 패널 업황을 좌우하는 LCD TV 시장에 대한 하반기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올해 LCD TV 판매 전망치를 1억2000만대에서 1억27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