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너무 큰 대가치른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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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말고기가 완전히 위험하고,먹으면 다 죽는다고 해놓고 우리나라 협상단이 국민들을 죽이기 위해 중국 말고기를 수입했다고 하면 이거 명예훼손 아니냐? PD수첩이 그렇게 했다. "
작년 PD수첩 수사가 한창일 때 한 검사가 했던 말이다. 검찰이 작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의 PD수첩 수사의뢰서를 접수한 뒤 정확히 1년 만에 수사가 끝났다. 담당 부장검사가 사표를 내며 수사팀이 한 차례 바뀌고,수 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한 제작진을 모두 체포해 조사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수사였다. 사실 검찰로서는 왜곡보도 · 명예훼손 여부 등 방송심의규정이나 법적 쟁점은 별로 문제될 게 없었다. 다만 정책비판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에 대한 '부당한 탄압'으로 비쳐지는 게 큰 부담이었다.
이번 수사결과는 사실 작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작년 7월 A4용지 130여장에 이르는 방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미 PD수첩을 '전반적인 왜곡보도'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A작가의 이메일 부분을 공개한 것이다.
A작가의 이메일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 반감,특정 정치세력과 특정언론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이 감정이 방송 제작에 투영됐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허위사실의 명백한 인식 또는 악의적 의도'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기준으로 내세웠다. 검찰은 이메일 공개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의 명예훼손)범죄성립의 판단기준으로 '현저히' 공평성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PD수첩 측은 '술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사적인 대화'를 왜곡보도의 증거라고 공개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메일과 왜곡보도의 연관성에 대한 법리적 판단은 이제 법원이 내릴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법정으로 넘어간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왜곡보도 해프닝'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다. 한 언론인은 PD수첩 제작자 중 한 사람에게 "왜 주저앉는 소를 모두 광우병 소라고 몰아갔느냐"라고 묻자 "선수들끼리 왜 이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치우친 '선수'들이 암약(暗躍)하면서 우리 사회가 치른 비용이 너무나 컸다는 점이다.
이해성 사회부 기자 ihs@hankyung.com
작년 PD수첩 수사가 한창일 때 한 검사가 했던 말이다. 검찰이 작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의 PD수첩 수사의뢰서를 접수한 뒤 정확히 1년 만에 수사가 끝났다. 담당 부장검사가 사표를 내며 수사팀이 한 차례 바뀌고,수 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한 제작진을 모두 체포해 조사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수사였다. 사실 검찰로서는 왜곡보도 · 명예훼손 여부 등 방송심의규정이나 법적 쟁점은 별로 문제될 게 없었다. 다만 정책비판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에 대한 '부당한 탄압'으로 비쳐지는 게 큰 부담이었다.
이번 수사결과는 사실 작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작년 7월 A4용지 130여장에 이르는 방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미 PD수첩을 '전반적인 왜곡보도'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A작가의 이메일 부분을 공개한 것이다.
A작가의 이메일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 반감,특정 정치세력과 특정언론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이 감정이 방송 제작에 투영됐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허위사실의 명백한 인식 또는 악의적 의도'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기준으로 내세웠다. 검찰은 이메일 공개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의 명예훼손)범죄성립의 판단기준으로 '현저히' 공평성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PD수첩 측은 '술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사적인 대화'를 왜곡보도의 증거라고 공개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메일과 왜곡보도의 연관성에 대한 법리적 판단은 이제 법원이 내릴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법정으로 넘어간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왜곡보도 해프닝'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다. 한 언론인은 PD수첩 제작자 중 한 사람에게 "왜 주저앉는 소를 모두 광우병 소라고 몰아갔느냐"라고 묻자 "선수들끼리 왜 이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치우친 '선수'들이 암약(暗躍)하면서 우리 사회가 치른 비용이 너무나 컸다는 점이다.
이해성 사회부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