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폄하발언 度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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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현수막 등 '막가파식' 표현최근 각종 정치 ·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들이 금도(襟度)를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새벽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한 시청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을 돌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논란을 빚었다. 이날 전화로 시청자 의견에 참여한 한 남성은 "용산참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70%가 넘지만 소수 30%의 의견에 따라 사과를 못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 돌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게 민주주의에서 여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을 맡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시청자 발언의 부적절성을 의식한 듯 "마지막 발언은 전달하기가 적절치 않아 못들은 걸로 하겠다"고 서둘러 봉합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주변에는 '학살정권 독재정권 살인마 리명박은 물러가라'는 내용을 담은 검정 현수막이 걸려 서울시와 중구가 지난 18일 노 전 대통령 분향소 측에 철거를 요청했다. 또 강원도 원주시가 지난 1일 발행한 시정 홍보지 '행복 원주'의 12면 시사만화에는 '이명박 죽일 ×''이명박 ×××' 등의 욕설이 식별하기 어려운 교묘한 문양 형태로 적힌 것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회사원 정 모씨는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선으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욕을 하는 것"이라며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인식을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