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들, 우울한 주총시즌

닛산 배당금 4분의 1로 줄어
도요타 창업주 손자 사장 취임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에 허덕였던 일본 대기업들이 쓰라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았다. 경영진을 신뢰하고 주총에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로 유명한 일본 주주들도 이번엔 실적 부진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주총은 14년 만에 창업주 가문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도요타였다. 23일 아이치현 도요타 본사에서 열린 올 주총에선 창업주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52)의 사장 취임이 확정됐으며,창사 후 처음으로 배당금이 주당 140엔에서 100엔으로 삭감됐다. 부회장에 임명된 와타나베 가쓰아키 전 도요타 사장은 "북미 시장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하이브리드카와 소형차 기술 개발에 더욱 전력을 다하고 신흥시장 영향력 확대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선 일부 주주들이 "도요타의 부진은 경영진의 잘못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창업 이후 59년 만에 처음으로 4369억엔(약 5조91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날 열린 닛산자동차 주총은 지난해 2337억엔(약 3조1620억원)의 순손실을 냄에 따라 배당금을 주당 40엔에서 11엔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임원들의 보수가 너무 높다는 주주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곤 CEO는 "올해 경영진 연봉은 예년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며 "좋지 못한 경영 성적에 대해 주주들에게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