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 "옛 고려인삼 명성 되찾는다"

최근 몇 년 새 수차례 대주주 변경을 거치며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고제가 구조조정을 끝마치고 옛 인삼 '명가'의 명성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한혁 고제 사장(38)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충남 천안에 있는 공장의 설비 증설과 GMP(우수 의약품 생산기준) 인증 확보를 완료하고 조만간 홍삼 제품에 대한 본격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제는 1958년 설립된 옛 고려인삼제품이 모체이다. 1962년 국내 처음으로 고려인삼차를 출시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나, 2003년 이후 대표이사만 8번이나 바뀌는 등 잦은 경영권 변동 탓에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쉘'(껍데기만 남은 기업)로 치부되어 왔다. 지난 2월에는 2008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한때 상장이 위태롭기까지 했다.

지난해 10월 장외에서 이 회사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한 사장은 이후 20대 1의 대규모 감자와 오픈회계 시스템을 도입,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적정' 감사의견도 받아냈다. 또 천안 공장의 생산설비를 재정비해 홍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업 기반도 다졌다.

한 사장은 "제품을 팔기 위해 AK백화점 전 지점에 단독 매장을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AK와 동화 등의 면세점, CJ오쇼핑 등의 홈쇼핑,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쇼핑 유통채널을 이미 확보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고제는 그동안 꾸준한 연구ㆍ개발을 통해 인삼차, 인삼정(엑기스), 인삼 캡슐, 인삼 분말 등 30여종의 인삼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고제는 올해 인삼 제품으로만 매출 85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사장은 "현대, 신세계 등의 백화점과, 이마트 같은 할인점 등에도 판매망 구축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특히 전세계 커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벅스와도 '진생라떼' 출시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어 이게 현실화된다면 전세계를 상대로 제품 판매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회사가 지분 54.1%를 보유중인 디시인사이드에도 보다 적극적인 사업 모델을 적용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하루 순방문자수가 120만명에 이르는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적극 활용해 돈 되는 사업을 하겠다는 얘기다.한 사장은 또 "컴퓨터 CPU 해킹 방지 시스템을 개발한 T사를 약 200억원을 들여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T사는 중국에서 5000만달러 규모의 단말기 및 소프트웨어를 수주했고, 국내 은행들도 T사의 솔루션 도입을 검토중일 만큼 미래가 밝은 회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오는 7월 200억~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이사회에서 결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