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아비코전자, "UWB로 선없는 세상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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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가져왔는데 연결선을 안 가져왔네?"
"찍어놓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연결선이 없어서 아직 유투브에 못 올려놨어."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선' 하나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일이다.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됐지만 메모리 카드리더기나 카메라 본체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선이 없다면 인터넷에 업로드는 커녕 꺼내보기도 힘들다.
인터넷도 '무선'이 가능한데 사진도 '무선'으로 연결해 컴퓨터든 TV로든 볼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UWB(Ultra Wide-Band, 초광대역 무선통신) 기술은 이 같은 생각을 바탕에 두고 개발됐다. 블루투스 같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하나다. 초광대역이란 통신이 가능한 지역이 넓다는 의미가 아니라 채널폭이 넓다는 의미다. 기존 통신의 경우 몇 메가헤르쯔(MHz)정도의 채널을 사용하는데 비해 UMB는 500MHz 정도의 광대역 채널을 사용하게 된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채널폭이 늘어남에 따라 빨라진다. 때문에 UWB는 실시간으로 무선통신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받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의 광대역은 10m 정도의 통신이 가능하지만, UMB는 넓은 채널폭을 사용해 WPAN에 해당하는 10m 이상의 초고속 무선 통신을 할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블루투스를 거리와 속도를 확장한 셈이다.
현재 이 기술을 보유하고 활발하게 제품화를 추진중인 아비코전자를 지난 22일 찾았다.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에 있는 아비코전자에선 4명의 임직원들이 UWB 제품화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손가락만한 단말기를 컴퓨터와 연결하고 싶은 기기의 USB포트에 끼워넣는다. 그리고 컴퓨터에서 USB메모리를 무선으로 불러들여 해당 파일을 재생하기만 하면 끝이다. 컴퓨터에 기본적인 인스톨 프로그램만 깔아놓으면 무선으로 비디오카메라의 동영상, 디지컬카메라의 사진을 불러 쉽게 볼 수 있다.
TV도 마찬가지. TV의 USB 포트에 단말기를 연결하고 비디오카메라에 단말기를 끼워넣으면 리모콘 조작을 통해 쉽게 파일을 볼 수 있다. 특히나 비디오카메라에 UWB가 내장돼 있을 경우 별도의 단발기를 꼽지 않고도 바로 TV를 통해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UWB를 개발을 초기부터 총괄했던 장광배 이사는 시제품(제품명 ABCO)을 들어보이며 "이게 아비코전자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판매처까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ABCO'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구매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아비코전자가 UWB 를 개발하면, 삼성전자가 구매를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예상가격대는 2개를 한세트로 해서 20만원대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비코전자의 목표는 모든 전자제품에 UWB를 내장시키는 것이다.
장 이사는 "무선랜이 노트북에 내장된 것과 같이 UWB가 컴퓨터, 프린터, 카메라 등에 내장되면 선없는 업무환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4년 이상 근거리무선통신을 연구해왔다. 2년전에 전직장에서 아비코로 옮겨 둥지를 틀고 제품화를 진행중이다. 현재 아비코 외에도 일부 업체들이 UWB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제품화에서 만큼은 아비코가 앞서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제품까지 만들어놨지만지만 아비코전자는 서둘러 납품을 할 계획은 없다. 이르면 내년에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며 시장상황과 기술도입 정도에 따라 점차 도입을 넓힐 예정이다.
이 밖에 아비코전자는 전기이중층 컨덴서(EDLC) 양산을 앞두고 있다. EDLC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방식의 휴대폰에 적용되는 시간 메모리 저장 장치다. 하반기에 제품이 양산되면 삼성전자에 테스트 받는 동시에 연구기관이나 중소기업등에 먼저 납품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 이사는 "EDLC는 3대 범용 수동 부품중 하나로 UWB보다는 기존 사업들과 연관된다"며 "UWB와 함께 차기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비코전자는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아비코전자는 업황 부진과 엔화차입금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이 88억원,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0%, 20.5%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38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은 1분기에 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장 이사는 "엔화대출금이 5억엔 가량 있지만 환율이 현수준을 유지한다면 오히려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의 공장부지의 매각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비코전자의 시화공장 부지는 최근 인근의 개발붐을 타고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수희망자들과 가격을 협상중이서 조만간 부지매각 문제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장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지만 기술개발 만큼은 쉬지 않았다"며 "무선환경 시대에 걸맞는 기술인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성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비코전자에 대해 "그동안 전자부품만을 생산했지만 최근들어 신규사업으로 완제품인 UWB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처음이라 어려움은 있겠지만 위험성을 분산시키고 사업영역을 확대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아비코전자는 26일 오전 1시40분 현재 전날대비 10원(0.35%) 상승한 2865원으로 나흘만에 반등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찍어놓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연결선이 없어서 아직 유투브에 못 올려놨어."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선' 하나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일이다.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됐지만 메모리 카드리더기나 카메라 본체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선이 없다면 인터넷에 업로드는 커녕 꺼내보기도 힘들다.
인터넷도 '무선'이 가능한데 사진도 '무선'으로 연결해 컴퓨터든 TV로든 볼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UWB(Ultra Wide-Band, 초광대역 무선통신) 기술은 이 같은 생각을 바탕에 두고 개발됐다. 블루투스 같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하나다. 초광대역이란 통신이 가능한 지역이 넓다는 의미가 아니라 채널폭이 넓다는 의미다. 기존 통신의 경우 몇 메가헤르쯔(MHz)정도의 채널을 사용하는데 비해 UMB는 500MHz 정도의 광대역 채널을 사용하게 된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채널폭이 늘어남에 따라 빨라진다. 때문에 UWB는 실시간으로 무선통신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받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의 광대역은 10m 정도의 통신이 가능하지만, UMB는 넓은 채널폭을 사용해 WPAN에 해당하는 10m 이상의 초고속 무선 통신을 할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블루투스를 거리와 속도를 확장한 셈이다.
현재 이 기술을 보유하고 활발하게 제품화를 추진중인 아비코전자를 지난 22일 찾았다.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에 있는 아비코전자에선 4명의 임직원들이 UWB 제품화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손가락만한 단말기를 컴퓨터와 연결하고 싶은 기기의 USB포트에 끼워넣는다. 그리고 컴퓨터에서 USB메모리를 무선으로 불러들여 해당 파일을 재생하기만 하면 끝이다. 컴퓨터에 기본적인 인스톨 프로그램만 깔아놓으면 무선으로 비디오카메라의 동영상, 디지컬카메라의 사진을 불러 쉽게 볼 수 있다.
TV도 마찬가지. TV의 USB 포트에 단말기를 연결하고 비디오카메라에 단말기를 끼워넣으면 리모콘 조작을 통해 쉽게 파일을 볼 수 있다. 특히나 비디오카메라에 UWB가 내장돼 있을 경우 별도의 단발기를 꼽지 않고도 바로 TV를 통해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UWB를 개발을 초기부터 총괄했던 장광배 이사는 시제품(제품명 ABCO)을 들어보이며 "이게 아비코전자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판매처까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ABCO'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구매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아비코전자가 UWB 를 개발하면, 삼성전자가 구매를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예상가격대는 2개를 한세트로 해서 20만원대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비코전자의 목표는 모든 전자제품에 UWB를 내장시키는 것이다.
장 이사는 "무선랜이 노트북에 내장된 것과 같이 UWB가 컴퓨터, 프린터, 카메라 등에 내장되면 선없는 업무환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4년 이상 근거리무선통신을 연구해왔다. 2년전에 전직장에서 아비코로 옮겨 둥지를 틀고 제품화를 진행중이다. 현재 아비코 외에도 일부 업체들이 UWB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제품화에서 만큼은 아비코가 앞서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제품까지 만들어놨지만지만 아비코전자는 서둘러 납품을 할 계획은 없다. 이르면 내년에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며 시장상황과 기술도입 정도에 따라 점차 도입을 넓힐 예정이다.
이 밖에 아비코전자는 전기이중층 컨덴서(EDLC) 양산을 앞두고 있다. EDLC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방식의 휴대폰에 적용되는 시간 메모리 저장 장치다. 하반기에 제품이 양산되면 삼성전자에 테스트 받는 동시에 연구기관이나 중소기업등에 먼저 납품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 이사는 "EDLC는 3대 범용 수동 부품중 하나로 UWB보다는 기존 사업들과 연관된다"며 "UWB와 함께 차기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비코전자는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아비코전자는 업황 부진과 엔화차입금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이 88억원,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0%, 20.5%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38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은 1분기에 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장 이사는 "엔화대출금이 5억엔 가량 있지만 환율이 현수준을 유지한다면 오히려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의 공장부지의 매각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비코전자의 시화공장 부지는 최근 인근의 개발붐을 타고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수희망자들과 가격을 협상중이서 조만간 부지매각 문제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장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지만 기술개발 만큼은 쉬지 않았다"며 "무선환경 시대에 걸맞는 기술인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성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비코전자에 대해 "그동안 전자부품만을 생산했지만 최근들어 신규사업으로 완제품인 UWB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처음이라 어려움은 있겠지만 위험성을 분산시키고 사업영역을 확대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아비코전자는 26일 오전 1시40분 현재 전날대비 10원(0.35%) 상승한 2865원으로 나흘만에 반등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