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의 ‘황금알’…줄기세포 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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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줄기세포 연구 경쟁 치열[한경닷컴] 의료산업의 ‘황금알’로 통하는 줄기세포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그동안 정치적 논란과 투자 부족으로 후퇴해왔던 줄기세포 연구가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특히 올 3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정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허용키로 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조지 부시 전 행정부는 윤리적 이유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보수층의 의견을 수렴,2001년부터 연방정부의 줄기세포 관련 자금 지원을 엄격히 통제해왔다.
되살아나는 줄기세포 시장
◆줄기세포 시장 급속 팽창줄기세포는 크게 신체 여러 조직에 분포된 성체줄기세포와 태아 상태에서 존재하는 배아줄기세포로 나뉘는데 특히 배아줄기세포는 신체의 모든 조직과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만능세포’로 일컬어진다.줄기세포는 잘만 활용하면 손상된 장기를 대체하거나 복원할 수 있어 맞춤형 치료도 가능하다.또 암 치매 심장병 등 난치병 치료 가능성이 높아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꿈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줄기세포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172억달러에서 2012년 324억달러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치료용 줄기세포 기술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고 있다.올 1월 미국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실험을 승인받은 제론(Geron)사는 지난 3월부터 하반신 마비 환자들에게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다.미 제약사인 화이자는 영국 런던대학과 공동으로 망막 손상을 입은 실명 환자용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중이다.영국 생명공학 벤처회사인 리뉴런은 작년 6월부터 뇌졸중 환자에게 뇌신경 재생이 가능한 배아줄기세포를 투여하는 임상실험 1단계를 진행중이다.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지난해 하버드줄기세포연구소와 손잡고 2500만달러를 투입한 공동 연구를 진행중이다.FT는 전세계적으로 약 100개의 회사가 줄기세포 치료기술 및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공수정란이나 난자를 이용하는 배아줄기세포 및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는 윤리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줄기세포가 분화 과정에서 암세포로 변할 위험성도 높아 치료용 줄기세포의 상업화까지는 10~20년이상이 걸릴 전망이다.◆각국 규제완화…경쟁 가열
세계 각국은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총성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연방정부 지원이 금지됐던 미국은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등 주정부를 중심으로 줄기세포 연구 및 투자가 활발히 진행됐다.캘리포니아 재생제약연구소와 뉴욕 줄기세포재단은 각각 10억달러와 6억달러를 줄기세포 개발에 투입키로 했다.누적 논문(약 2만4000건) 및 특허(약 3521건) 건수로 세계 1위를 달리는 미국은 줄기세포 규제 완화에 따라 국립보건원(NIH)에 향후 2억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키로 하는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줄기세포 기술 개발에 매년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교토대학과 함께 윤리적 논란이 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3~5년 내 의학용으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중이다.iPS는 바이러스에 유전정보를 입력해 일반 세포에 주입,기존 유전정보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복제양 ‘돌리’의 본고장인 영국은 동물 난자에 인간의 핵을 이식하는 이종간 복제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고 있으며,유럽연합(EU)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줄기세포 연구에 65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중국은 최근 장쑤성 타이저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연구소 건설을 추진중이다.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답보 상태에 빠진 한국은 최근들어 규제 완화와 투자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