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ㆍ카드 등 거래실적 좋으면 최대 0.7%P 이자 깎아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정형이냐 변동형이냐를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거래 실적과 신용도'이다. 동일한 담보물건으로 대출을 받더라도 거래 실적에 따라,신용도에 따라 이자 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은행에서 꾸준히 거래해야 유리평소 주거래 은행을 정해 놓고 꾸준히 거래를 했다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들이 거래 실적에 따라 고객을 차등 대우하기 때문이다.

거래 실적이란 해당 은행의 신용카드가 있는지,예 · 적금 등 수신상품을 이용하고 있는지,월급 통장이 있는지 등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실적이 좋은 고객에게 0.2~0.7%포인트 정도 이자를 깎아주는 게 일반적이다.

정기 예 · 적금,퇴직연금 등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수신상품 가입 여부가 중요하다. 해당 은행의 정기 예 · 적금 통장이 있다면 통상 0.1~0.2%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 우대 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은행에 따라 최대 0.3%포인트까지 금리를 할인해 준다. 정기 예 · 적금은 통상 0.1~0.2%포인트 정도 금리를 깎아 준다. 해당 은행 신용카드가 있거나 신규로 발급받으면 일반적으로 0.1%포인트 정도의 금리 우대 혜택이 있고 카드 결제계좌까지 해당 은행 통장으로 지정하면 추가로 0.2%포인트 인하해 준다.

수도요금,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나 아파트관리비 등을 해당 은행 통장으로 자동이체해 놓아도 거래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이체하는 항목에 따라 0.1~0.2%포인트 정도의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다.

◆평소 연체 관리도 철저히 해야은행과의 거래 실적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은 대출을 해주기 전 자신들과의 거래 실적 외에도 신용정보회사(CB)들이 제공하는 연체 정보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액이고 단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연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 결제대금이나 대출이자는 물론 세금도 장기간 고액을 체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은행 거래를 아예 안 한다거나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만 쓰는 것도 좋지 않다. 금융사들은 거래 실적이 없는 고객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높은 신용등급을 주지 않는다. 필요한 거래는 하되 대출이자나 카드대금을 연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갚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단기성 대출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긴급하게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 그만큼 자금 사정이 급박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평가돼 신용도가 떨어진다.

대출 등에 관련된 금융 상담이나 신용도 조회는 꼭 필요한 때만 하는 것이 좋다. 금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대출 가능 금액을 조회한다거나 카드 발급을 위해 신용조회를 받는 것은 그 자체로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기간에 신용조회를 여러 번 한다거나 비제도권 금융사에 대한 신용조회가 일어나게 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출모집인(대출상담사)들에게 대출 문의를 위해 자신의 정보를 무턱대고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다. 대출모집인들은 금융사 한 곳만 계약을 맺고 활동해야 하지만 불법적으로 대부업체 등과 이중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을 해 줄 것처럼 속이고 대부업체를 알선해 준다든지,고객 정보를 돈을 받고 다른 대출모집인이나 대부업체에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고객의 정보가 대부업체 등에서 악용돼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